기업 이사회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근로자이사(노동이사)가 국내 처음으로 탄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오전 시장집무실에서 서울연구원 배준식(52·사진) 연구위원에게 근로자이사 임명장을 수여했다. 배 연구위원은 2019년 말까지 비상임 이사를 맡는다.

서울시가 지난해 5월 도입계획을 발표한 뒤 추진한 근로자이사제가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노동자가 경영자로 참여하는 노동이사제 또는 근로자이사제는 독일·스웨덴·프랑스를 포함한 18개 나라에서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최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공포한 서울특별시 근로자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중 노동자 정원이 100명 이상인 13곳은 근로자이사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조직 통합을 추진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10곳은 이달 중에 근로자이사 임명을 완료할 계획이다.

서울연구원은 근로자이사제 시행을 위해 지난해 10~11월 정관을 포함한 내부규정을 제·개정했다. 동료 직원 30명의 추천을 받아 배준식 연구위원을 포함한 2명이 근로자이사 후보로 등록했다. 23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2명(1위와 2위)의 후보를 서울시에 추천했다. 서울시는 직원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배 연구위원을 근로자이사로 최종 결정했다.

배 연구위원은 “국내 1호 근로자이사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역할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며 “직원이자 경영자인 만큼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영진에 전달하고 조정자 역할을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정규직과 동일한 비정규직 복지, 석사급 연구원들의 고용안정, 지원부서 인사적체 해소, 연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시장은 “근로자이사제는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대립과 갈등에서 협력과 상생으로 바꾸는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의 핵심 정책”이라며 “새로운 노사 간 협치시스템을 실현해 더욱 편리한 대시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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