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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촛불항쟁과 노동의 시작 ①] 재벌공화국, 멋대로 소수와 불행한 다수의 사회류주형 민주노총 정책국장(퇴진행동 정책기획팀)
류주형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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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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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주형 민주노총 정책국장(퇴진행동 정책기획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사회 정경유착의 밑바닥을 여실히 보여 줬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정농단 세력, 재벌 총수는 뇌물죄로 특별검사 수사를 받고 있다. 개혁이라는 그럴 법한 이름을 달았던 파견 확대나 성과연봉제 같은 노동의제도 실상은 그 범주 안에서 움직였을 개연성이 크다. 활활 타오른 촛불 덕에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안 심리를 시작했다. 거꾸로 선 나라를 제대로 세우자는 논의가 한창이다. 노동자들이 새로운 나라의 모습을 고민해 <매일노동뉴스>에 보내 왔다. 일곱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박근혜 정권의 붕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재벌독식 체제와 따로 떼어 놓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탄핵사유 중 하나가 재벌과의 뒷거래이기도 하고, 그 대가로 경영세습·노동개악이 추진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이 경제민주화 폐기로 대표되는 친재벌 정책 전면화와 구조조정으로 상징되는 재벌 위기와 그 궤를 함께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라는 키워드를 갖고 등장했지만, 반대로 경제를 지배해 온 재벌은 전혀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었다. 18대 대선 전 박근혜는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정강정책에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명시하면서 표를 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좌측 깜빡이는 빠르게 꺼졌다. 집권 초기 인사대란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논란에 부딪히자 바로 공안통치 본색을 드러냈다. 2014년 들어 경제민주화 기조를 폐기하고 대신 경제활성화와 경제혁신을 정책기조로 제시했다. 눈치를 살피던 재벌들도 빠르게 국정을 장악해 들어갔다.

재벌의 지배는 ‘국정 갑질’로도 드러났다. 2기 경제수장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2007년 박근혜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고)를 다시 꺼내 들었다. 각종 규제완화와 재벌특혜 정책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고, 전경련의 규제개혁 종합건의는 경제혁신이라는 미명하에 노동개악 정책으로 등장했다. 삼성 이재용은 경영권 세습을 위해 박근혜에게 뇌물을 바쳐 국민연금을 동원한 결과 국민 노후가 달린 국민연금기금에 약 6천억원의 손실을 끼쳤다. 그리고 박근혜와 최순실은 삼성으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기여금으로 204억원, 정유라·장시호 지원으로 124억원을 챙겼다. 300억원 남짓한 뇌물로 3조원이 넘는 이득을 챙긴 초대박 장사, 이재용의 비리경영 능력이다.

현대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노사 문제로 경영환경이 불확실하다.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정몽구의 소원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128억원과 KD코퍼레이션 물량 청탁 11억원, 차은택의 플레이그라운드 광고청탁 62억원과 함께 접수됐다. 그 대가로 정몽구는 불법파견 범죄와 유성기업 노조탄압 개입 범죄를 무마시켰다. 이어 노동시간 연장 및 유연화, 통상임금 산입범위 축소, 파견 확대 등 자본의 숙원사업이라 할 노동개악 5법이 추진됐다.

뇌물에 대한 박근혜의 반응은 신속했다. 2015년 10월 말 미르재단 입금이 완료되자 국회와 국무회의에서 경제활성화법·노동개악법 통과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촉구했다. 2016년 초 K스포츠재단 입금이 완료되자 ‘저성과자 해고요건 완화’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에 관한 불법 행정지침을 전격 발표했다.

노동자들의 저항은 거셌고, 반대여론은 여당의 총선 참패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으나 박근혜는 강행의지를 조금도 꺾지 않았다. 이번에는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삼았다. 박근혜는 총선 직후 “수술이 무섭다고 안 하다간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며 실업에 대처한다는 구실로 노동개악을 다시 밀어붙였다. 그러나 조선·해운·철강·유화 등 구조조정 대상 업종의 위기는 사실 재벌체제의 문제점이 누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단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와 경영진의 무능과 부패가 부실의 원인이었으며, 현대중공업은 경영세습을 목적으로 한 인위적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김기춘은 1972년 유신을 ‘국력 결집과 남북대결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규정했다. 그 유신과 짝을 이룬 것이 73년 중화학 공업화다. 박정희 유신독재와 발전주의는 79~80년 외채위기·경제위기와 부마항쟁·광주항쟁의 격변 속에 막을 내렸지만, 그 망령은 딸을 통해 박근혜·최순실·재벌 게이트로 부활했다. 이들에 의한 국정과 민생 농단이야말로 시민들이 촛불을 든 이유다. 박근혜와 더불어 재벌 총수들을 단죄해야만 우리 사회는 적폐와 부조리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불평등과 양극화의 ‘헬조선’을 넘어 노동존중 평등사회를 향해 함께 걸음을 내디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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