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을 거부했다. 지난달 27일에 이어 두 번째다. 특검은 최씨가 출석요구에 계속 불응할 경우 강제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4일 브리핑을 통해 “구속 피의자가 계속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소환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것에 충격을 받은 듯하다.

특검은 최씨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특검보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최씨를 구속기소할 때 적용한 혐의 외에 새로운 범죄사실을 인지해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뇌물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측에서 거액의 대가성 자금을 받았다.

특검은 덴마크에 구금 중인 정유라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서를 법무부에 보내고 강제송환 절차에 돌입했다.

특검은 지난 3일 서울구치소 수용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차은택씨·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수용실이 대상이다. 특검은 이들이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진술 맞추기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당사자 3명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사이의 증거인멸 정황, 서로 간의 진술협의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검찰이 기소한 사건뿐만 아니라 우리가 조사하는 사건을 모두 고려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고 있다. 특검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광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블랙리스트 피해자를 일부 파악한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도 병행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