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실시한 ‘2017년 주목할 인물’ 설문조사에서 유력 대선후보들이 관심을 끌었다. 이달 24일 지도부가 선출되는 한국노총 차기 위원장과 구속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주목을 받았다.

10위권 내 5명이 대선후보군

노사정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차기 대통령과 대선후보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1위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7명)가 차지했다. 문 전 대표를 포함해 공동 9위 안에 든 인물 11명 중 5명이 대선후보군이거나 누군지 모를 '차기 대통령'이었다.

여권 후보들보다 야권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여권에 대한 반감과 정권교체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중 문재인 전 대표 다음으로 지지를 받은 이재명 성남시장(19명)이 4위였다. 문 전 대표와 지지율 경쟁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14명)이 5위를 차지했다.

차기 대통령(13명)이 6위에 올랐고 박원순 서울시장(8명)이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최근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4명의 관심을 받아 16위를 기록했다. 2016년 주목할 인물 5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주목도가 급락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20위(3명), 유승민 (가칭)개혁보수신당 의원(2명)은 21위로 뒤를 이었다. 차기 대선에 나설 노동자·민중 후보를 지목한 응답자는 2명이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노회찬 정의당 의원, 제3의 지대에서 세력을 규합 중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는 각각 한 명의 응답자가 관심을 보였다.

문재인 전 대표를 지목한 응답자들을 보면 한국노총이 15명 중 8명, 민주노총이 15명 중 7명, 재계가 15명 중 7명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과 유력한 대선주자 행보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사정 관계자도 주목한 '국정농단 세력'

<매일노동뉴스>가 2013~2015년 실시한 ‘새해에 주목되는 인물’ 조사에서 3년 연속 1위에 선정됐던 박근혜 대통령(11명)은 7위에 그쳤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혹은 그 이후 행보까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공동 9위(8명)를 차지했다.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씨는 5명의 선택으로 15위에 뽑혔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헌법재판소·헌법재판관(16위)을 4명이 지목한 것도 눈에 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명에게 주목되는 인물로 선택됐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거액 출연과 최순실씨 모녀 지원,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국민연금 공모 의혹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노사정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의 경우 예방대책만 나왔을 뿐 사과·보상대책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

차기 정권 노동계·노동부 수장은?

이달 24일 치러지는 한국노총 임원선거와 조기대선이 실시될 경우 새 내각이 들어설 것이라는 점도 2017년 주목할 인물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2명의 응답자들이 주목했다. 한국노총(7명)·정부 및 산하기관(5명)·국회(4명)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개혁 향방과 사회적 대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위원장의 정치적 성향에 좌우될 대선방침도 관심 대상이다. 현재 김동만 위원장과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이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후보들 모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노동개혁 정책에 비판적이고 민주노총과의 공조를 중요시하고 있다.

2일부터 6일까지 입후보자 등록이 예정된 가운데 후보 간 단일화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김동만 현 위원장은 8위(9명)에 올랐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21명이 관심을 보이면서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민주노총 소속 응답자 15명 중 9명, 세대별 노조·비정규 노조 응답자 4명 전원이 주목할 인물로 추천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와 대선 등 정치적 격변기인 올해 한 위원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한 위원장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나기 전에 출소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차기 민주노총 위원장(14위)을 새해 주목할 인물로 꼽은 이들은 6명이었다.

차기 노동부 장관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8명이 지목해 공동 9위에 선정됐다. 조기대선이 치러진 뒤 새 정권의 새 노동부 장관에 대한 노사정 관계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이기권 현 장관(12위)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7명이었다. 이 장관은 최근 노동 4법 중 근로시간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 근로기준법 개정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이기권 장관과 함께 공동 12위에 뽑혔다. 정권교체 여부와 무관하게 노동 정책·제도개선과 관련해 중요한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