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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팀, 청년희망재단 대가성 기부 의혹 풀까제2의 미르·K스포츠재단 … 특검 “관련성 있다면 수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년희망재단 관련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청년희망재단은 재단 설립과 기부금 모금 과정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유사하다. 한국노총은 최근 청년희망재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등 관련자들을 특검에 고발했다.

청년희망재단에는 1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가 4·13 총선 직후까지 이사로 활동했다. 류 교수는 최순실·차은택씨와 직접 연관된 인물이다. 류 교수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에 관여한 의혹으로 특검에 불려 갔다. 특검 조사에서는 "최순실씨와 잘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은택씨와는 함께 문화융성위원회에 참여했다.

더군다나 청년희망재단 초대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첫 기업인 출신 중소기업청장 타이틀을 달고 내정됐다가 백지신탁 문제로 자진사퇴한 황철주씨다. 황씨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이자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인 경북 고령 출신이다.

미르·K스포츠재단과 청년희망재단은 기금 형성 과정은 물론 인적구성까지 미르·K스포츠재단을 떠올리게 한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지난달 30일 “특검 수사대상 수사 중 관련성이 인지되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노총이 청년희망재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차은택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3명을 특검에 고발한 것에 답한 것이다.

노동개혁법도 특검 수사대상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은 수사대상으로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를 설립해 기업들로 하여금 출연금과 기부금 출연을 강요했다거나 노동개혁법안 통과 또는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복권 또는 기업의 현안 해결 등을 대가로 출연을 받았다는 의혹사건"(제2조3호)을 명시하고 있다.

특검은 삼성을 시작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의 대가성을 수사 중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검찰 공소장에 삼성 등의 후원은 기소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검에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이 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수사에 착수하면 청년희망재단으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매일노동뉴스>가 1일 한국노총 고발장을 입수해 보니 핵심 혐의는 박 대통령에게 재벌 총수가 뇌물을 공여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고발장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차은택씨는 대통령의 직무에 관해 재벌 총수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해 제3자인 청년희망재단에 뇌물 800여억원을 공여토록 했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법) 위반 혐의 수사를 주문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3명은 노동개악 정책 추진 등 대가를 바라고 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했으니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청년희망재단은 대통령이 직접 기업 총수들을 만나 반강제적으로 기금을 조성했고, 다수의 기업들은 구체적인 청탁사항 해결이나 노동개악 정책 추진을 대가로 이에 응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차은택씨와의 관련성도 제기했다. 한국노총은 “차씨의 문화창조융합센터사업과 재단 사업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년 업무보고에 따르면 재단과 연계를 강화해 문화창조벤처단지가 일자리 창출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 나와 있다”고 밝혔다.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차씨가 주도한 사업이다.

설립·모금 과정, 미르·K스포츠재단 판박이

청년희망재단 설립과 기부금 모금 과정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비슷하다. 재단은 2015년 9월15일 박 대통령이 청년일자리펀드를 제안하며 시작됐다. 재단 설립 전 만들어진 TF팀에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직원들이 파견돼 일했다.

재단 설립과 기부금 모금은 발 빠르게 진행됐다. 2015년 9월21일 박 대통령의 2천만원 기부를 시작으로 그해 10월2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00억원, 나흘 뒤인 26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50억원, 30일 구본무 LG 회장 70억원 등 기부금이 줄을 이었다. 박 대통령은 7월24~25일 양일에 걸쳐 대기업 회장들을 독대했다.

은행권도 기부에 열을 올렸다. 펀드가 출시되자 은행·공기업·자치단체장들이 앞다퉈 펀드에 가입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모금액 1천200억원을 돌파했다. 미르·K스포츠재단보다 많은 액수다.

재단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문광부는 홈페이지부터 개설했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은 같은 시기에 재단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냈다. 우연의 일치일까. 기업들이 기부금을 출연한 시점에 노동개악법이 등장했다. 박 대통령이 2천만원을 기부한 날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발의했다. 노동부는 2016년 1월 공정인사(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을 발표했다. 경영계가 줄기차게 요구한 정책들이다.

특검은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서 재단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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