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검팀이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가 세월호 7시간 행적과 최순실씨 일가 재산 형성을 넘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의혹에 다다랐다.

특검팀은 29일 정씨의 부정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대와 대한승마협회를 비롯한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최경희 전 이대 총장·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 관계자들의 연구실과 자택도 포함됐다. 이날 압수수색의 주요 대상은 휴대전화였다.

특검은 이날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도 소환했다. 삼성전자를 통해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특혜 후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김 사장에 대해 “현재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 개입 의혹을 상당 부분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장관 영장실질심사는 3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세월호 7시간 행적은 풀어야 할 숙제다. 특검은 이날 조여옥 대위를 재소환하고, 세월호 7시간에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특검에는 최씨의 이복 오빠인 최재석씨가 출석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정보제공 차원에서 온 것”이라면서도 정보의 성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특검은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 의혹과 관련해 재산내역 조회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장시호씨는 삼성을 압박해 16억원대 후원금을 받아 낸 혐의를 인정했다. 장씨 측 변호인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강요 부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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