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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노동자 “엄마가 늦게 끝나서 미안해”관광객 증가로 ‘대박’ 난 면세점 의무휴업 도입 목소리 커져
구태우  |  ktw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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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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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의원실

김경미(가명)씨는 15년째 면세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금은 화장품 매장에서 일한다. 면세점은 오전 9시에 개점해 오후 9시에 폐점한다. 김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거나,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한다. 김씨는 "초등생인 아이만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김씨 부부는 맞벌이를 한다. 밤 9시까지 일하는 조일 때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밤 11시가 되기 일쑤다. 김씨는 “아이는 자라는데 엄마와 함께하는 추억을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27일 김종훈 무소속 의원과 서비스연맹·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가 국회에서 연 증언대회에 나섰다. 유통서비스 노동자 노동실태를 살피고 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다.

"출산일 가까워지자 해고됐다"

김씨는 "아이를 임신했던 2004년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면세점에서 스포츠의류를 판매했다. 차가운 계단에서 쪼그리고 앉아 쉬던 기억 때문이다. 짧은 휴식시간에 들르기에 직원휴게실은 너무 멀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서 또 몇분을 걸어야 했다. 더군다나 출산 날짜가 다가오자 면세점은 그를 해고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유통업계 모성보호 실태는 엉망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7월 '유통서비스 판매직 노동실태' 조사에 따르면 무노조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유통업체 노동자 250명 중 육아휴직을 쓴 사람은 단 2명(1.1%)에 불과했다.

김씨가 지금 일하는 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씨가 일하는 매장은 9층인데, 휴게실은 2층에 있다. 김씨는 종종 계단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면세점은 연중무휴다. 노동자들은 주 5일제 근무를 하는데 매장 직원 4명이 순서대로 휴무일을 정한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과 일요일에 쉴 수 있다. 김씨는 “주말에도 못 쉬고 출근을 하니 엄마는 아이에게 늘 바쁜 사람으로 인식됐다”며 “아들이 아침에 야간조인지 아닌지 묻는데 그렇다고 하면 '내일 만나요'라고 인사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12곳의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1만명 안팎의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김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지역 면세점은 평균 오전 9시에 개점해 오후 9시에 폐점한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동대문에 있는 두타면세점은 자정에 문을 닫는다. 인천공항면세점은 3교대로 운영되는데 오전 6시30분에 근무를 시작한다.

적은 임금에도 주말 없는 삶

매년 폭증하는 국내 면세점 시장의 매출과 반대로 노동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통업 노동자 직장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9점에 그쳤다. 월평균 임금은 192만원으로 조사됐다. "일과 삶의 균형이 적절한가"를 물었더니 부정적 응답이 74.8%로 나왔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면세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천70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2010년부터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은 2011년과 비교해 두 배가량 늘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면세점 노동자의 삶의 질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유통산업발전법에 정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를 면세점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노동자의 휴식을 개별회사에 맡겨서는 해결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종훈 의원은 매주 일요일 대형마트와 백화점 문을 닫도록 하고 시내면세점에는 월 1회 의무휴업일을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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