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러쿵저러쿵은 올 한 해도 취재 뒷이야기와 다양한 에피소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쿵쿵을 제일 먼저 본다는 독자가 있을 정도입니다. 2016년 이러쿵저러쿵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을 정리해 봤습니다.

부정입학 논란 “우리 엄마가 누군지 알아?”

2016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죠.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논란은 젊은이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 줬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시나요? 정씨 전에 이미 부정입학 의혹에 휩싸인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요. 바로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딸입니다.

이러쿵저러쿵에서도 나 의원의 딸 부정입학을 다뤘는데요. 올해 4월 국회의원 선거 당시 <뉴스타파>의 '나경원 의원 딸 대학 부정입학 의혹' 보도를 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객관성이 결여됐다”며 경고 조치를 내렸죠.

뉴스타파는 나 의원의 딸이 2011년 성신여대 수시 1차 특수교육대상자 입학 면접에서 “우리 어머니가 판사와 국회의원을 지냈다”며 신상을 밝히는 등 부정행위를 했지만 학교측이 이를 묵인하고 특혜를 줘서 합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선관위의 경고 조치로 나 의원의 딸 부정입학 의혹은 한풀 꺾였는데요. 하지만 진실은 저 너머 어딘가에 있겠죠? 저희 아들은 대학 갈 때 까발릴 엄마 신상이 없어 안타깝네요.

집회 참여인원으로 싸우지 마요. 통계가 있잖아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덕에 올해 거리에서 보내고 계신 분 많으시죠? 그간 노조 집회나 대규모 시민 집회 때마다 따라다니던 논란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경찰 추산 참여인원과 주최측 추산 참여인원이죠. 사실 기자들은 경찰과 주최측 추산 수치의 중간쯤을 실제 수로 생각한답니다. 하지만 기사에는 공식적인 발표 수치가 기록되죠.

이번 촛불집회에도 어김없이 참여인원 수치가 논란이었습니다. 지난 12일 민중총궐기 참가자를 놓고 주최측은 100만명, 경찰은 26만명으로 추산했습니다.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범국민행동 참가자도 주최측 60만명, 경찰 17만명이었습니다. 어느 것이 맞을까요?

논란에 서울시가 답을 내놨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12일 밤 11시 기준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인근 지하철역 12곳을 이용한 시민은 총 154만7천555명이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도심으로 들어온 하차 인원은 81만1천223명이었죠. 지하철 수송분담률은 대략 37%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집회 참가자 규모는 120만명을 넘어선다고 하네요. 주최측 100만명에 근접한 수치네요.

피눈물은 국민이 납니다

촛불집회에 다녀왔으니 이제 탄핵소추안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박 대통령은 “피눈물 난다는 게 어떤 말이지 알 것 같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눈물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국민의 생각을 종합하면 “당신 때문에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우리는 당신의 얄팍한 피눈물 발언에 분노한다. 당장 퇴진하고 구속돼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를 원한다”는 건데요. 유시민 작가는 “아이들이 물에 빠져 죽어 가는데 머리 올리고 있었다”며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해 놓고 탄핵안 통과되니 피눈물 난다 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일갈했습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국회 국정조사·특별검사 수사가 본격화한 지금 박 대통령은 어떤 심정인지 한마디 듣고 싶군요.

법정에서 맞잡은 두 손, 양대 노총

양대 노총의 공조도 눈에 띈 한 해였습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돈독한 사이는 이미 소문이 나 있죠. 김 위원장은 구속된 한 위원장을 면회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이 재판정에서 손을 맞잡은 소식이 이러쿵저러쿵을 통해 전해졌는데요.

이달 13일 열린 한 위원장 항소심에 김 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을 본 한 위원장이 교도관을 뿌리치고 성큼성큼 방청석으로 다가와 악수를 청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카메라가 클로즈업되며 격정적인 배경음악이 흘러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도 오랜만에 마주한 한 위원장의 손을 뜨겁게 맞잡았는데요. 그간 양대 노총은 크고 작은 노동현안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갔습니다. 오래전 헤어진 옛 연인 같은 관계라고나 할까요. 노동시장 구조 개악으로 노동권이 후퇴되는 상황에서 양대 노총 위원장의 맞잡은 두 손이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단식은 숨어서 해야 제맛

분명히 곡기를 끊은 단식농성인데도 웃음이 나는 현장이 있었죠. 바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이야기입니다. 이 전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였는데요. 장소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자신의 사무실이었기 때문이죠.

단식농성은 최후 수단입니다. 그런데 이분은 참 독특했습니다. 굳이 자기 방에서 단식을 한 이유가 뭘까요. 들어보니 체면 때문이라고 합니다. 강석호 당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체면이 있는데 일반인처럼 길거리에 나가서 (단식)하기는 좀 그렇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사무실 단식으로 진짜 체면을 구기게 됐습니다. 누리꾼들은 “당 대표실 문 잠그면 안에서 뭘 먹는지 어떻게 알아?”라거나 “이정현 단식은 쇼가 아니라 코미디”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년 초여름이면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정의 기 싸움이 펼쳐집니다. 이번에는 이러쿵저러쿵에 소개된 최저임금 관련 소식입니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최저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야간 휴게시간을 늘려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았습니다.

종전에 주간 3시간·야간 5시간 하던 휴게시간을 새해부터 주간 3시간·야간 5.9시간으로 바꾸겠다는 건데요. 늘어난 야간 휴게시간만큼 임금을 주지 않겠다는 꼼수입니다. 공지문을 통해 관리사무소는 “2016년 1월1일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돼 급여상승 없이 휴게시간이 증가해 이같이 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너무 떳떳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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