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대표자들과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지난 10월25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산업 구조조정 중단과 고용보장을 정부에 촉구했다. 정기훈 기자

 

"정부와 회사는 빙하기가 왔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얼어 죽은 건 대비조차 못한 채 반팔만 입고 있던 노동자들이었다."

금속노조 관계자가 정부·조선업계가 추진한 구조조정을 평가한 말이다.

조선소 노동자들은 올해 내내 구조조정 한파에 휩싸였다. 현대중공업이 분사 방식으로 정규직 1천여명을 전적시키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을, 대우조선해양은 특수선사업 매각계획을 세웠다. 조선업계 노조들은 대규모 해고와 임금삭감이 따를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골몰했다. 주요 조선사 노조들이 참여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올해 5월 업종별 협의체 구성을 정부에 제안했다. 조선산업 정책 결정 과정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되레 회사는 위기설이 불거진 틈을 타 임금·복지·고용을 비롯한 노동조건 변경을 노조와 협의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노사관계가 예견된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노동자들은 '파업'이라는 선택지만 받아들게 됐다. 7월7일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소속 노동자 3천여명의 4시간 시한부파업을 시작으로 조선소 노조들은 실력행사를 했다. 같은달 20일에는 조선업종노조연대가 공동파업을 했다. 올해 14차례에 걸쳐 시한부·전면파업을 했던 현대중공업노조는 "더 큰 투쟁을 하겠다"며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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