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이 이겼다. 촛불의 승리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 일당이 저지른 일이 하나둘 실체를 드러내면서 국민은 큰 충격과 자괴감에 빠졌다. 검찰 수사 결과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개입해 재단을 사유화하고, 기업들을 만나 민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기금을 출연하게 했다. 최순실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고 인사에 개입하면서 국정 전반을 농단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까지 폭락했다. 역대 대통령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6%를 가볍게 깼다. 대학가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박 대통령 하야·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번졌다. 시민들은 궂은날에도, 한파가 몰아치는 날에도 거리에 나와 박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10월2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2만명으로 시작된 촛불은 회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롭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2차 대국민 담화문 직후인 지난달 5일 전국에서 30만명(서울 20만명)이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같은달 12일 3차 집회에서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최다 인원인 110만명(서울 100만명)이 촛불을 들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감행했다. 급기야 이달 3일 열린 6차 촛불집회에는 전국 232만명(서울 170만명)이 모였다. 헌정 사상 최대 규모의 인파가 한목소리로 박근혜 퇴진·부역자 청산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교복을 입은 10대들부터 대학생,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직접민주주의와 광장 정치를 실현했다.

준엄한 촛불민심 앞에 눈치만 살피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탄핵열차에 탑승했다. 국회는 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234표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에서 특별검사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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