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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업무·스트레스로 쓰러진 근로감독관 열흘째 의식 불명민원 시달리면서 한 달 30건씩 처리 … 증원 시급한데 정원조차 못 채워
김봉석  |  seok@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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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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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용노동부 한 지역지청 과장급 근로감독관이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져 열흘 가까이 의식 불명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근로감독관들 사이에 이러한 사실이 퍼지면서 “이러려고 감독관 했나” 하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근로감독관들의 과다업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공무원 증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보수정권이 잇따라 들어서고 행정자치부가 공무원 정원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탓에 제대로 된 증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정원조차 못 채운 상태다.

김포공항 청소노동자 성추행 수사
잦은 야근에 스트레스까지


22일 노동부와 근로감독관들에 따르면 서울지역 한 지역지청 근로감독과장을 맡고 있는 50대 여성 ㄱ씨는 지난 12일 오후 2시께 관서에서 일하다 쓰러졌다. ㄱ과장은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으나 이날까지 열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쓰러질 당시 그는 김포공항 청소노동자 성추행 사건 수사를 하고 있었다. 김포공항 청소용역업체 관리자들이 비정규직인 여성노동자들에게 술접대를 강요하고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언론에 집중 보도됐던 사건이다. 올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ㄱ과장은 사건 처리를 위해 잦은 야근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국회·언론에서 쏟아지는 질타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청 관계자는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ㄱ과장과 근로감독관들이 사건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며 “국회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의 자료요청이 끊이지 않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협박성·욕설을 담은 전화도 자주 와서 시달림이 컸다”고 전했다.

미혼인 ㄱ과장은 1981년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30년 넘게 근로감독관으로 일했다. 일선에서 일하면서 2014년 지청 과장으로 승진했다.

근로감독관 증원은 체불임금 푸는 지름길
"최소 249명 더 필요"


사건을 접한 근로감독관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쏟아지는 사건을 1인당 하루(근로일 기준)에 1.5건씩, 1년에 353건을 처리하면서도 때마다 정기·특별·수시 근로감독을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각종 행정업무까지 해야 하는 근로감독관들은 잦은 야근이 일상이다.

그럼에도 사건을 늦게 처리하거나 잘못 처리하면 비난이 쇄도한다. 일선 지청 관계자는 “임금체불이나 부당노동행위를 당한 근로자와 민원인의 애타는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어 빨리 처리하려 노력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최대한 노력해서 사건을 처리하는데, 비난을 받으면 자괴감이 들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은 △신고사건 33만6천건과 체불임금 청산 19만건(11만2천870명·1조3천195억원)을 접수·처리했고 △사업장 2만4천곳을 근로감독했으며 △1만8천건의 인허가 업무를 처리했다. 1인당 담당 사업장은 1천571곳, 담당 노동자는 무려 1만3천727명이다.

근로감독관 업무가 과다하다는 것은 정부뿐만 아니라 노동계·정치권에서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11월 기준 현원은 1천195명으로 정원(1천282명)조차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고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도 “공무원 정원관리와 부처 간 인원조정으로 인해 근로감독관이 필요한 만큼 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책학회와 노동연구원은 2013년과 지난해 각각 수행한 연구에서 근로감독관 1인당 적정 담당 사업장·노동자수와 노동·임금체불 사건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최소 249명에서 최대 1천445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근로감독관 증원은 2012년 대선 당시 특정 정당 공약으로 제시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근로감독 사각지대 해소 입법·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근로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근로감독관을 대폭 증원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로감독관 정원을 확대하고 전문성·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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