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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배급 움켜쥔 문화대기업, 영화산업 불공정거래 주범‘한국영화산업 불공정 생태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 개최 … 중소영화 조기 종영 부지기수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참여연대·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영화산업 불공정 생태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은영 기자

폐쇄적 독과점 구조는 산업을 망치는 주범이다. 국내 영화산업의 독과점 문제는 오래된 골칫거리다. 국내 영화산업에는 제작부터 상영까지 대기업의 수직계열화가 자리하고 있다. 중소제작사가 만든 영화가 대기업 소유의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참여연대·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영화산업 불공정 생태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 참석한 영화산업 관계자들은 “국내 영화산업의 불공정 거래의 원인은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극장 80% 이상 대기업 직영·위탁점



‘한국 영화산업 불공정행위 사례와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제한 배장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상임이사는 “영화 매출의 80% 이상이 극장에서 나오고, 극장의 80% 이상이 대기업의 직영점 혹은 위탁점”이라고 지적했다.

3대 멀티플렉스인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지난해 기준 전체 극장의 80.2%, 스크린의 92.2%, 좌석의 92.5%를 점유하고 있다. 같은해 기준 멀티플렉스의 관객 점유율은 98.4%, 매출 점유율은 98.8%나 된다. 배급시장 역시 대기업의 과점 구조가 심각하다. 2015년 기준 한국영화 배급 상위 5위 회사는 CJ E&M·쇼박스·NEW·롯데·CGV아트하우스 순이다. 배급 상위 5위 회사의 상영편수 점유율은 19.8%인데 반해 관객 점유율과 매출 점유율은 각각 94.3%, 94.3%다.

상위 5개 배급사를 제외한 중소배급사는 정반대다. 중소배급사의 상영편수 점유율은 80.2%인데, 관객 점유율과 매출 점유율은 각각 5.7%에 불과하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극심함을 알 수 있다.

대기업 투자배급사의 과도한 수수료와 진행비도 도마에 올랐다. 중소제작사는 제작관리 수수료 명목으로 총제작비의 2%와 배급수수료 10%(지방 배급수수료는 개별)를 대기업 투자배급사에 지급한다. 마케팅 기획비와 배급진행비는 별도다. 제작비를 초과하면 중소제작사에 일방적으로 자금조달을 요구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수수료 편취, 자사영화 밀어주기 편법



자사영화 밀어주기도 공정거래를 해치는 주범이다. 자사영화 밀어주기는 계열배급사 또는 자사 영화에 유리한 상영조건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계열사·자사영화를 차별 취급한 CJ CGV와 롯데시네마에 총 5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최소한의 상영기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조기 종영됐다. 배장수 이사는 “관객의 평가를 받기도 전에 사라지는 영화가 부지기수”라며 “멀티플렉스들은 자사 배급사나 블록버스터 영화를 위해 스크린을 몰아주는 반면 중소영화에 대해서는 교차상영, 조기 종영을 일삼는다”고 비판했다.

영화계 불공정 생태계 개선을 위해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점상황을 심화시키는 CJ와 롯데 양자 간의 담합 또는 합자회사를 통한 업계 진출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월31일 안철수 의원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비디오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대기업이 영화배급업과 상영업을 겸영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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