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23 일 08:00
매일노동뉴스
노동이슈 정치·경제 사회·복지·교육 기획연재 칼럼 피플·라이프 안전과 건강 노동사건 따라잡기 종합 English
칼럼기고
5060 퇴직자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유대기 ㈔활기찬인생2막 회장
유대기  |  labortoday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12.1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유대기 ㈔활기찬인생2막 회장

우리 사회에서 평생직장은 이미 옛날이야기가 됐다. 조기퇴직 내지 은퇴는 우리 모두가 일터에서 늘 보고 있고 또 우리 모두에게 닥쳐올 미래다. 이명박 정부에 이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은 이 추세를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50대 가장의 퇴직은 자녀들이 대학 가는 시기와 맞물린다.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에 소득이 끊어지고, 국민연금을 타기에는 근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집을 나서면 갈 곳 없다는 것이 퇴직자·은퇴자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국가가 해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 보수정권 10년 동안 기업들은 수백조원의 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고, 정부는 해마다 예산규모를 늘리면서도 노동자들의 막막한 미래에는 도움의 손길을 뻗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예 귀농과 귀촌을 택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먹고살고 활동할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드물 것이다. 실제로 대다수 노동자들은 퇴직 후 자기가 사는 도시와 그 인근에서 살아가는 것을 선호한다.

그 방안의 하나로 공동주택(아파트) 입주자들의 상근대표직을 한번 생각해 보자. 얼핏 그것이 가능할까 의구심을 갖기 쉽지만, 일부 단지들에서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또한 시대 추세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제 그 가능성을 짚어 볼 생각이다. 서울시를 필두로 동네 원주민과 세입자들이 보따리를 싸서 떠나고 재벌대기업 건설회사들의 배를 불리는 재개발·재건축 시대가 저물고 있다. 어차피 허물어뜨릴 집이라고 판단했기에 긴요한 집수리도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면서 참고 지내던 집주인들은 재건축·재개발 불발로 살던 집을 수리해 쓸 수밖에 없게 됐다. 이른바 유지보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공동주택 단지 중 이런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주택관리 준비를 한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공동주택 단지 입주자대표들은 월 20만~40만원의 봉사료에 소액의 판공비를 받는 봉사직이다. 그럼에도 입주자대표가 되기 위한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연출된다. 그것은 입주자대표가 봉사와 명예직이라기보다는 부정의 온상이기 때문이다.

상근하지 않으면서 주택 관리에 수반하는 제반 전문기능을 모두 이해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비전문가들이 단지 규모에 따라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지출 항목들에 대해 적절하고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할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 결과 입주자대표들은 관리사무실에 비해 전문성이 뒤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자 전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관리비로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원래 재개발·재건축 조합장들도 비상근이 많았다. 그런데 비상근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날카롭게 부딪치는 와중에 전문적인 식견으로 사안마다 공익의 자세를 견지해 처리하기에 비상근직은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조합장을 상근직으로 하고 이 조합장이 부패와 손잡을 경우에는 공무원에 준하는 처벌을 받도록 법률로 정해 투명한 조합운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 8월 공동주택관리법이 주택법에서 독립·시행됐다. 공동주택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법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상근을 의무화하고 투명관리 원칙을 위배할 경우 공무원에 준하는 강한 처벌을 받도록 개정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공동주택의 경우 입주 후 10여년은 각 분야 하자보증으로 특별히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상·하수도를 비롯해 전기·창호·도배·장판·조명·도색 등 굵직굵직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단지 규모에 따라 수백억원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서울 강남지역의 중·고층 아파트는 일대일 재건축만 하더라도 신축아파트 시세가 현저하게 높아 재건축을 하기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강북·강서지역 대부분의 중·고층 아파트는 재건축을 할 경우 조합원이 지불하는 부담금이 과다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탓에 재건축을 할 수 없는 공동주택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정부 정책에 따라 전면철거 방식 재개발보다는 도시재생으로 개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이나 유지보수를 하는 건축물이 많아졌다. 재개발·재건축지역 유지보수와 관련한 업종은 전무하다. 어렸을 때 생각해 보면 대문만 나가면 철물점·건재상·도배 가게·페인트 가게 같은 업종이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 다 있었으나, 개발 바람이 불어오면서 하나하나 업종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래서 재개발·재건축 지역 유지보수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며, 공동체를 회복하는 좋은 일이다.

사단법인 활기찬인생2막이 준비 중인 공동주택 입주자대표 양성교육은 투명하고 깨끗한 공동주택 관리를 근거로 모든 입주자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활기찬인생2막은 내년 1월10일 공동주택 입주자대표 교육과정을 개강한다. 주 1회 3시간, 12주 과정이다. 5060 퇴직자들이 새로운 유지보수 시대에 걸맞은 전문 식견과 공익적 자세를 갖춘 입주자대표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과정은 무료다. 본 과정 수료자가 만일 자기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대표로 출마하는 경우 단지의 현실에 입각한 정책과 의제 선정, 공약개발, 선거운동까지 해당 분야 30년 경력자들이 지원한다.

자기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월 200만원 이상 받는 상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출마하면서 스스로 부패와 손잡을 경우 공무원에 준하는 처벌을 받겠다고 ‘청렴 서약’을 하는 후보가 곳곳에서 당선되는 세상을 그려 보자. 입주자들이 서로 이웃이 돼 서로 돕고 살아가는 공동주택 공동체가 꽃피는 유럽 같은 상황이 불가능하지 않다.



<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유대기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duriul
공동주택 관리의 불편한 진실이 많이 해소 되겠습니다.
(2016-12-21 13:15:58)
stella
공동주택 입주자대표 양성교육과정을 이수하신 분들이 자신의 마을을 위해 일을 하신다며 일자리 창출도 되지만 주민들끼리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더 나은 공동체의 삶을 위해 좋을 것같습니다
자세한 소개 글 감사합니다

(2016-12-21 11:52:33)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가장 많이 본 뉴스
1
[labor news] Incheon Airport subcontractor employees stage a rally
2
[labor news] Split management of Boramae Medical Center from SNU Hospital raises concern over quality medical service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아이디등록 요청 | Subscribe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10길 20 (서교동, 2층)  |  대표전화 : 02)364-6900  |  팩스 : 02)364-69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운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일간) 문화가00272   |  발행인 : 박성국  |  편집인 : 박운 | 1992년 7월18일 창립 1993년 5월18일 창간
Copyright 2011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