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회장님 청문회 가는 길이 꽃길이다. 현수막 펼치고 구호 외치던 훼방꾼을 단숨에 제압해 입 막고 목 꺾은 호위무사가 든든해 꽃길 아닐 리가. 노심초사 회장님 건강 걱정 많은 어느 국정조사위원의 따뜻한 마음이 봄볕 같아 꽃길 아닐 수가. 송구스럽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모른다고 버티면 그도 잠시. 경영승계가 착착, 배임 횡령 탈세 범죄 사면을 척척 이뤘으니 그 길이야말로 흐드러진 꽃길. 탄핵소추안 넘어갔으니 더는 나아가지 말라며 다그치는 수구언론 위세가 등등하니 앞길도 꽃길이 아닐 리가. 삐죽 나와 재벌 책임 앞서 묻던 노동조합총연맹의 위원장은 감옥에 가뒀으니 가시 없는 꽃길, 그를 석방하라던 광장의 구호를 두고 촛불민심은 그게 아니라며 무임승차 꾸짖고 가지치기 나선 사람들 있어 또한 꽃길. 노조는 갈라치기, 단가는 후려치기, 산재는 뿌리치기 오랜 기술이 녹슬지 않아 꽃길천리. 꼭두각시 비선실세의 꼭두각시가 퇴진하면 재벌이 제 발 저려 제 발로 감옥 갈 리 없으니 어영부영 꽃길만리다. 남은 길이 첩첩, 언 땅 가시밭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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