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SBS 보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을 막기 위해 고위 경영진과 접촉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14일 언론노조의 ‘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 부역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청와대의 보도 개입 의혹을 털어놨다. 윤창현 본부장은 지난달 1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대통령의 시크릿> 편과 관련해 “방송을 앞두고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이 SBS 고위 경영진을 접촉하려 한 것을 확인했다”며 “경영진이 거부해 성사되지 않았지만 보도를 통제하려 한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 수석은 SBS 기자 출신이다. 윤 본부장은 “정무수석이 민영방송 경영진에 전화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정권 비판보도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성우 전 홍보수석이 정권 비판보도를 한 기자에게 직접 전화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김성우 전 수석이 민영방송인 SBS 통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사드 배치 관련 보도를 한 기자는 김 전 수석한테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SBS 보도국장 출신이다. 윤 본부장은 “김 전 수석이 보도국장 시절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진실의 창’이었다”며 “홍보수석이 된 후 KBS를 포함한 공영언론 사장 선임에 개입하고 언론을 농단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이날 ‘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 10명을 발표했다. 부역자 명단에는 김성우 전 수석을 포함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인호 KBS 이사장·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고대영 KBS 사장·안광한 MBC 사장·배석규 YTN 전 사장(현 케이블TV협회장)·박노황 연합뉴스 사장·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이 들어갔다.

언론노조는 “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핵심 부역자들로, 이들에 대한 시급한 청산 없이는 언론 장악을 바로잡을 수 없다”며 “국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해 언론 장악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