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공업고등학교 실습실 소음과 분진이 조선소나 자동차정비소 수준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교사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실습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노동권익센터는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이노라이프에서 노동권익포럼을 열고 공업계 특성화고 실습실의 작업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이 진행했다.

최민 연구원은 조사를 위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서울지역 공업고 두 곳의 기계과와 자동차과를 세 차례 방문해 조사했다. 실습실에서는 용접·정비·판금·도장 실습이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농도를 측정했다.

조사 결과 실습실의 소음과 분진이 우려할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계과의 경우 용접 실습을 하는 동안 최소 79.8데시벨(dB)에서 최대 87.1데시벨의 소음이 측정됐다. 자동차과 실습실 소음은 72.1~86.4데시벨을 기록했다. 소음은 노출기준인 90데시벨에 근접한 수준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으로 정한 소음성 난청 산업재해 인정 수준이 85데시벨 이상(3년 이상 노출)인 것을 감안하면 실습실 소음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난청 산재 신청이 많은 조선소 소음이 평균 85.5데시벨이다.

분진도 심각하다. 용접할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용접흄과 분진은 1세제곱미터당 0.92~2.72밀리그램(mg/㎥)이 검출됐다. 최민 연구원에 따르면 A정비소 분진은 1세제곱미터당 2.24밀리그램이 검출됐다. 실습실 분진이 정비소 수준이라는 뜻이다.

최민 연구원은 "노출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며 “현재 실습실 환경은 당장 노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 필요할 정도”라고 우려했다. 조사대상 학교 모두 설치된 배기설비가 오염원과 거리가 멀어 효율이 낮았다. 개인보호구도 전체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최 연구원은 “실습장 설비와 실습 형태를 살펴봤을 때, 특성화고 실습실 운영 전반에 걸쳐 안전의식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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