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르곤 가스 질식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이 고 조성호씨 유족이 제기한 작업환경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삼성엔지니어링과 플랜트건설노조 충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조씨 유족은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전문건설업체인 한양ENG와 보상방안을 포함한 공사현장 작업환경 개선에 합의했다.

유족측은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후 보상 문제와 별개로 회사측에 장시간 노동·작업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삼성이 애초 내년 상반기 완공 목표였던 공사를 3개월 단축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은 새벽 4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장시간 노동에 내몰렸다. 장시간 노동에 더해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현장에서 일하는 1만5천명의 노동자들을 수용할 만한 휴게실·화장실·식당이 부족하다는 내용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접근하기 편리한 곳에 근로자건강관리실을 배치하고, 휴게실·화장실·식당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며 "안전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음수대 확충과 화장실 교체·확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하청업체들은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새벽 4시 출근을 요구하고, 협의 없이 야간근무를 시켰다"며 "오늘부터 새벽 4시 출근은 중단된 상태인데, 이런 조치들이 계속 유지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의하면서 조씨 발인은 14일로 결정됐다.

한편 조씨는 지난달 29일 지름 70센티미터 배관 용접작업 마무리 정리정돈을 하던 중 용접 전 막아 놓은 스펀지(퍼지캡)를 제거하기 위해 배관 안으로 들어갔다가 아르곤 가스에 질식했다. 지난 7일 뇌사판정을 받은 조씨는 환자 다섯 명에게 장기를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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