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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영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장] “국민 노후 책임지는 국민연금, 재벌이 손 못 대는 구조 만들어야”
윤자은  |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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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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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훈 기자

박근혜·최순실·삼성 게이트의 한복판에 국민연금공단이 있다. 지난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공단은 수천억원의 손해를 예상하고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편을 들어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일가에 막대한 뇌물을 제공하고 공단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합병에 찬성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공단을 압수수색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최순실씨·문형표 공단 이사장·홍완선 전 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국민연금에 끼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도 문형표 이사장 퇴진투쟁에 나섰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통인동 카페통인에서 변희영(49·사진) 국민연금지부장을 만났다. 변 지부장은 “문형표 이사장은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를 깬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경질 4개월 만에
공단 이사장 취임한 문형표


- 지난해 7월 합병 승인 당시 공단 내부 분위기는 어땠나.

“내부 구성원들은 기금운용위원회가 합병에 동의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합병 비율이 비상식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의 결정이 났다. 공단의 수상한 결정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직감했다.

합병에 반대한 최광 이사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최 이사장과 홍완선 본부장의 싸움으로 보였다. 이사장이 이렇게 힘없이 털리고 간 것은 처음 봤다. 후임 이사장으로 거론된 인물 중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있었다. 합병 당시 기금운용위원장이었던 문형표 전 장관이 지금은 공단 이사장으로 와 있다.”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기금 관리와 운용을 책임진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장관이 맡고, 당연직 위원에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 차관과 공단 이사장이 위촉된다. 위원장이 위촉하는 위원들은 △사용자단체 추천 3명 △노조 연합단체 추천 3명 △지역가입자 대표 6명 △관계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된다.

- 지부는 문형표 이사장 취임 당시부터 반대투쟁을 했다. 반대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 38명이 사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복지부 장관직에서 경질된 인사가 4개월 만에 산하기관 이사장으로 온다는 게 말이 되는가. 당연히 내부 반발이 있었다. 게다가 문 이사장은 그전부터 공적연금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연금의 기금운용은 공공성과 안정성을 우선해야 하는데, 문 이사장은 수익성을 앞에 둔 모험적 투자를 요구했다. 공적 연금을 책임지는 자리에 앉으면 안 되는 인사였다. 3개월간 출근 저지 천막투쟁을 했다.”

- 지금 상황은 어떤가.

“국민연금에서 일하는 노동자로서 부끄럽고 화가 난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단은 한 달에 8일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도 연금에 가입시키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말로 가입자를 어떻게 설득하겠나. 민원실 직원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가입자 대표 제대로 선정하고 기금운용위 민주화해야”

-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금운용위원회 구성을 바꿔야 한다. 가입자 대표를 제대로 선정하고 국민에게 보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10명이 친목계를 하더라도 돈이 모이면 총무를 뽑는다. 돈을 얼마나 모아서 어떻게 썼는지 알리는 절차도 있다. 그런데 580조원 규모의 연기금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이런 절차를 생략한다. 위원들도 실제 가입자를 대표하지 못한다. 재벌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가입자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 가입자들이 기금에 관심을 갖고 감시할 필요가 있다.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금제도를 없애고 돈을 돌려 달라는 구조로 가서야 되겠는가.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현재 돈을 매달 내면서도 ‘나중에 못 받는다더라’ 혹은 ‘없어지는 돈이라더라’는 식으로 말이다. 돈을 내는 사람들로부터 연기금에 대한 관심을 끊어 내고 재벌들이 기금을 독식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고 본다.”

“성과연봉제 도입? 국민 신뢰만 잃을 것”

- 9월27일부터 10월10일까지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파업을 했는데.

“공단은 올해 5월31일 일방적인 이사회 개최를 통해 취업규칙과 인사규정·보수규정을 변경했다. 노조와 아무런 협의 없이 진행된 일이다. 기획재정부의 성과연봉제 권고안은 전체 인원의 70%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는데, 공단은 이를 100% 확대로 계획했다.

14일간 조합원 4천여명이 전면파업을 했다. 그럼에도 공단측이 움직이지 않았다. 파업을 지속하기 어려워 재정비를 위해 업무에 복귀했다. 사측은 막무가내다. 지부가 성과연봉제 도입만 받아들이면 다른 모든 것을 해 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만 되풀이한다.”

- 공단에 성과연봉제가 확대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공단은 최근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설명회를 했다. 지부 반대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는 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 성과평가 결과를 보수·인사·교육에 연계하고 다면평가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신인사평가제도’라는 이름을 붙여 놓고는 졸속으로 진행 중이다. 3급 이상은 2010년 성과연봉제가 도입된 상황이다. 3급 이상 성과연봉제 시행과 관련한 모범사례가 없다. 허구만 있다.

조직평가에서 성과평가 고도화는 공단의 정체성과 불일치한다. 공단 내 다양한 업무를 어떻게 점수화·계량화한다는 것인지 내용이 없다. 결국 지사장에게 줄을 잘 서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개인 성과를 강조하면 연금 공공성이 훼손되고 그 부담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가게 된다. 지부는 지난달 16일 취업규칙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달 12일 오후 1차 심리 일정이 잡힌 상태다.”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연금 가입 당위성 설명 가능”

- 국민연금 제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노후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다.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사회보장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에서 국민연금이라도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연금 소득대체율이 너무 떨어져 있는데, 최저생계비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국민연금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

- 지부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검찰 수사는 제대로 해야 한다. 그것보다 국민연금 제도가 신뢰를 잃은 부분이 문제다. 젊은층들은 얘기한다. 예전에도 국민연금을 못 믿었는데, 이제는 더 못 믿겠다고 한다. 제도를 없애자는 말까지 나온다.

지부는 문형표 이사장 퇴진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다. 문 이사장은 국민의 신뢰를 깬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연금 제도를 지키고자 하는 직원들이 적어도 가입자들에게 국민연금 가입의 당위성을 호소할 수 있다.”

변 지부장은 “국민연금 고갈설은 기금의 주인인 국민의 관심을 멀어지게 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며 “노동자가 낸 돈으로 재벌의 힘을 키워 주고 재벌은 그 힘을 바탕으로 노동자를 짓누르는 말도 안 되는 구조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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