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소속 일부 계열사들이 성과연봉제 도입·확대를 강행해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동계는 지주사의 입김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30일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전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있다. 노조 KB손해보험지부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조합원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카드는 기존에 운영하던 성과연봉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2012년부터 영업점과 개인의 성과를 5단계로 구분해 5%가량 임금을 차등해서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2분기 KB국민카드지부와 진행한 노사협의회에서 연간 600%의 상여금에도 성과연봉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사측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를 확대하는 안건을 처리하려다 사전에 정보가 알려져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는 사측이 이사회를 강행하면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초 KB투자증권과 통합을 앞두고 있는 현대증권도 기존 성과연봉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다만 KB금융지주 소속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아직까지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사측이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차기 위원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금융권에서 성과연봉제 논의가 중단된 상황에서 KB금융지주 계열사들만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윤종규 회장이 수차례 성과연봉제 확대 의사를 밝혔듯이 지주사가 개입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계열사가 13개 정도 되는데 일부 사업장에서 논의가 진행된다고 지주사 개입을 단정해 버려 무척 난감하다”며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합의 사안으로, 지주사가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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