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가 1960년대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 최영숙 한민족유럽연대 대표를 만나 이주노동의 삶과 독일 의료 현실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노조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50년 전, 독일로 간 선배 간호사와의 대화’를 주제로 최영숙 대표와 특별간담회를 가졌다. 최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백의의 천사라는 말만 듣던 제가 이주노동자로서 험난한 삶을 살면서 비로소 노동자임을, 여성노동자임을 자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독일은 70년 오일쇼크를 겪은 이후로는 한국 간호사들의 체류연장을 허가하지 않았다. 66년 독일에 입국해 10여년간 간호사로 일한 최 대표는 파독 간호사들과 독일인들의 도움을 받아 서명운동을 벌여 장기체류는 물론이고 영주권까지 획득하는 길을 열었다.

최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78년 재독한국여성모임 창립회원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해 지금은 한민족유럽연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시국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표는 “지금 독일에 있는 동포들은 ‘역사적인 순간에 한국에 있다’며 나를 부러워한다”며 “한국이 다시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선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의 시위문화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 독일처럼 평화적이고 축제 같은 분위기에 많이 놀랐고, 기뻤다”며 “빨리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고 야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주호 노조 전략기획단장은 “파독 간호사에 대해 보수진영은 달러벌이로 근대화를 연 일꾼으로, 진보진영은 이주노동자로 고난의 삶을 살아온 인물로 묘사하곤 한다”며 “보수·진보를 떠나 무상·공공의료가 발달한 독일에서 간호사로서, 노동자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경험을 공유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지현 노조 위원장과 함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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