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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회식 중 사고, 산재 인정의 요건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송년회 계절이다. 연말연시에는 대개 술을 동반한 회식이 잦은 터라 사고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회식 장소에서 음주로 인한 추락이나 미끄러짐 같은 사고, 부서원끼리 폭행사고, 제3자와 붙은 시비로 인한 폭행사고, 2차 또는 3차 회식장소 이동 중 사고, 회식 후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하다 추락하거나 넘어져 다치는 사고, 회식 후 음주운전을 하다 낸 교통사고, 회식 중 음주 과다로 인한 사망사고, 회식에서 먹은 음식물이 목에 걸리거나 토하던 중 사망한 사고, 음식물 중독으로 인한 질병처럼 유형도 다양하다. 이는 크게 ‘회식장소에서 발생한 사고와 회식장소 이외에서 발생한 사고’로 구분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1항1호라목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재해로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0조에서는 ‘행사 중 사고’의 네 가지 요건을 명시하고 있다. 법률은 회식의 경우 명확하게 사업주 주관하에 이뤄진 행사만을 산재로 규정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회식은 매우 다양한 조건하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그 유형도 일반화하기 어렵다.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점은 회식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실무상 운용하는 근로복지공단이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회식 중 사고에 있어 유달리 많은 판례가 생성되고 있다.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춰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누11107 판결).

실무상 공단은 “사업주가 회식을 계획·주관하고 소요경비를 지급했는지 여부, 회식 참석이 강제되는지 여부, 재해 행위가 노동자의 사적행위로 발생했는지 여부(평소 주량이나 비자발적 음주 여부, 종료시점, 경로이탈 등), 거래처 접대 등 업무 연장인지 여부, 참석자의 사적·자의적 유흥행위인지 여부(2차 회식 이상이거나 주점 등)를 조사해 판단하고 있다. 계획성 및 주관성의 측면, 비용의 지급주체 및 처리실태, 인원이 참여한 측면, 자발적 음주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한다.

이로 인해 "부서장이 아닌 하급 관리자에 의해 회식이 개최된 경우, 공식적인 보고나 공지가 없었던 경우, 친목 도모의 성격이 강한 경우, 비용의 일부를 노동자가 지불한 경우, 일부 인원만이 참석한 경우나 이탈한 경우, 필요 이상의 과다한 음주행위가 있었던 경우, 주점 등 상당한 비용이 지급된 경우, 회식 주관자 등이 이탈한 경우" 같은 사안이라면 공단에서 업무상재해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차든 3차든 회식이 사업주 지배·관리하에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면 회식 장소에서 발생한 사고 또는 회식장소 이동 중 사고는 업무상재해다. 다만 부서 내 폭행사건에 있어서는 그 계기가 ‘업무로 인해 유발됐는지 여부’에 따라 판정이 달라진다. 이에 반해 제3자와의 시비로 인한 폭행사고는 기본적으로 업무 관련성이 부정된다.

회식장소 밖의 사고 중 음식물이 원인이 된 사고는 업무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회식에서 과다한 음주로 인해 발생한 사고는 일정한 요건하에서만 인정된다. 그러나 만취해 음주운전을 하다 발생한 교통사고는 ‘범죄행위’로 봐서 업무 관련성이 부정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두508 판결). 다만 소량의 음주나 음주 자체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적은 경우에는 법원에서 산재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회식에서 과음행위로 인해 발생한 귀가 중 사고(음주운전을 제외)는 기본적으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지만(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두12535 판결), 과음 원인에 대한 증명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사업주가 제지하거나 만류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업무 관련성이 부정된다.

최근 대법원이 종래 요건보다 엄격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노동자가 매우 불리해졌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3두25276 판결).

대법원은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사업주가 음주를 권유하거나 사실상 강요했는지 아니면 음주가 근로자 본인의 판단과 의사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재해를 당한 근로자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그 재해가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발생한 재해는 아닌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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