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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권 금속노조 대창지회장] “듣도 보도 못한 노조 때문에 힘들었어요”
▲ 금속노조 대창지회

금속노조 대창지회가 설립된 올해 4월19일 노조는 ㈜대창 사측에 교섭요구 공문을 보냈다. 그날 사측이 보내온 답변은 “2003년에 설립된 (조합원 4명의) 대창노조와 올해 1월 단협을 체결했고, 유효기간이 끝나지 않아 교섭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일권(46·사진) 지회장은 어이가 없었다. 먼저 설립됐다는 노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노조였다. 금속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사측이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며 이의제기를 했고, 경기지노위는 “복수노조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노조 손을 들어줬다. 중앙노동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협상만 진행하겠다. 경기지노위가 휴면노조 해산의결을 하면 교섭하겠다”고 버텼다. 그렇게 4개월이 흐른 뒤에야 "휴면노조를 해산하라"는 경기지노위 의결이 나왔다. 그리고 3개월 넘게 파업을 하고서야 지회는 대창 사측과 임단협에 잠정합의했다.

나 지회장은 지난 25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활동하는 것을 본 적도 없는 휴면노조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며 “힘없는 노동자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복수노조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복수노조 논란과 사측 노조탈퇴 압박에도 임단협 합의에 성공했다.

“파업이 길어졌지만 조합원들이 잘 버텼다. 생산차질이 심해지면서 사측이 백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지회 사무실 제공과 전임자·회의시간 인정 등 노조활동 보장이 핵심 요구였다. 처음 요구안에서 양보하는 대신 여성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임금피크제 개선을 따냈다. 비정규직이나 고령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합의를 했다.”

- 3개월 넘게 파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조합원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 정도로 돈을 적게 받는다. 인간답게 살려고 노조를 만들었다. 파업이 길어져 월급을 받지 못하자 어떤 조합원들은 애들이 아픈데도 병원에 보내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파업을 하면서도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했다. 너무 안타까웠다.”

- 복수노조 논란 탓에 어려운 교섭을 한 것 같다.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인 데다, 복지도 형편없다. 그래서 노조를 만들었다. 사측이 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너무 갑갑했다. 우리 회사에 노조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회사가 그런 노조를 방패로 내세워 당황스럽고 힘들었다. 임금협상을 하거나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기존 노조가 안전활동을 한 적도 없다. 오히려 복지제도는 축소돼 왔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시행 5년을 맞아 대창지회가 주목을 받았는데.

“사용자들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하면 힘없는 노동자들은 정말 어려워진다. 휴면노조나 사용자들이 만든 노조 때문에 노동자들이 피해를 봐서야 되겠는가. 정부든 국회든 나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

- 회사측이 조합원들에게 노조탈퇴를 압박했다는 녹음파일이 나왔다. 다른 노조가 생길 가능성은.

“사측이 가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지회가 하나로 뭉쳐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조합원 교육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노조가 생길 것이다. 지회장 책임이 무겁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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