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은회 기자

서울시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서울시서남어르신돌봄종사자지원센터가 주관한 ‘2016 좋은 돌봄 서울한마당’이 27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행사는 ‘좋은 돌봄이 꽃 핀다, 천만 시민이 웃는다’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됐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와 서비스를 받는 이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돌봄’의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서울시 노인인구는 2005년 74만명에서 지난해 124만명으로 급증했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한 인원도 2009년 5만9천명에서 지난해 11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장기요양기관들의 과열경쟁이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서비스는 돈벌이에 노출되기 쉽다. 일부 노동자에 의한 노인 학대사례가 발견되는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지난해 기준 5만6천700여명에 달하는 서울지역 취업 요양보호사들의 처우는 열악한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서울연구원·보건복지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재가방문요양보호사의 월평균 임금은 57만원이다. 올해 법정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126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은 시설요양보호사의 월평균 임금은 146만원이다. 해당 노동자 상당수가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

임금은 적은데도 노동강도는 세다. 재가·시설요양보호사 98.09%가 근골격계질환 자각증상을 호소했다. 재가요양보호사 19.1%와 시설요양보호사 52.9%는 서비스 이용자나 그 가족으로부터 성희롱을 경험했다.

최경숙 서울시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은 “좋은 돌봄은 ‘좋은 서비스’와 ‘좋은 일자리’가 합쳐진 개념”이라며 “좋은 돌봄이 가능하려면 이용자와 그 가족뿐 아니라 돌봄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존중돼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좋은 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돌봄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2곳에 지원센터를 운영 중인데 내년까지 2곳을 추가로 개소할 계획”이라며 “돌봄노동의 공공성 확보와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돌봄노동자의 인간다운 일터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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