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위원장 김현정)가 "KB국민카드가 성과연봉제 강화에 나설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B국민카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불법 이사회 강행 시도를 중단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2일부터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기존 성과연봉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설명이 이뤄진다. KB국민카드는 2011년 분사를 맞아 ‘신인사 제도’를 도입하고, 이듬해부터 성과연봉제를 운영했다. 집단 및 개별 실적을 5단계로 나눠 연봉의 5% 가량인 변동성과급을 차등해서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회사는 노조 KB국민카드지부(지부장 이경)와의 2분기 노사협의회에서 연간 600%의 상여금을 변동성과급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럴 경우 변동성과급이 전체 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까이로 치솟는다.

이경 지부장은 “저성과자를 양산하는 방식이 아닌 고성과자를 보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노사가 함께 제도를 만들고 조합원들에게 찬반을 물어야 하는데 회사가 기본적인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내부 제보를 통해 KB국민카드가 30일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측은 논란이 커지자 계획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가 강행된다면 민간금융기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6월을 전후해 금융공기업들이 노조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 도입 이사회를 강행해 불법 논란이 일었다. 현재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무리한 시도가 윤종규 회장의 입김에 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윤 회장은 성과연봉제 도입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상당수 계열사들이 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김현정 위원장은 “KB국민카드가 노조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 강화를 강행하면 3만 조합원들과 함께 윤 회장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사회 계획은 없고, 노조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성과급 비중을 키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아직 확정된 안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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