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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게이트' 삼성이 몸통이다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
▲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

박근혜 게이트의 처음은 최순실 등 '특정 개인'이지만 그 끝은 박근혜와 최순실을 통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자 한 뇌물죄의 정범인 재벌, 그중에서도 특히 혐의사실 스케일이 남다른 삼성이 될 수밖에 없다. 요컨대 어떤 면에서는 박근혜와 최순실이 손발, 삼성이 심장이고 머리고 몸통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은, 자연인인 자신들이 국가 그 자체가 되고자 했고 국가권력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치부했다. 삼성·현대·SK 등 거대 재벌들은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이 아닌 재벌공화국으로 만들고자 시도했으며 그 범행은 일정 정도 성공했다. 형사법정에 섰을 때 박근혜와 재벌 총수 중 누구의 형량이 더 클 것인가. 박근혜는 최순실의 꼭두각시이자 공범, 최순실은 돈의 노예, 재벌은 돈의 주인이라고 본다면.

나는 변호사가 된 이후 삼성 투쟁을 함께하면서, 싸움 두 해 만에 두 명의 삼성 노동자가 죽음에 이르는 상황에 처했다. 하늘이 노랗게 변한다는 말을 그때 알 수 있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의 최종범 열사는 “삼성 다니면서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서 전태일처럼 하지는 못해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말을, 염호석 열사는 “노조가 승리하는 날 정동진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 한겨울과 한여름 수천명의 삼성 노동자들은 서울 강남 한복판 삼성 사옥 앞에서 울음을 고함으로, 고함을 울음으로 서로 부둥켜안고 길바닥을 뒹굴며 삼성에 항의했다. 그러나 삼성의 책임자는 여전히 하청노동자들 앞에 코빼기도 보여주지 않고, 불법파견 소송에서는 법적인 사장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경우 산업재해 피해자만 224명에 이르고 그중 76명은 운명을 달리했다. 황상기 아버님과 반올림은 오늘도 삼성 사옥 앞에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마음으로 사과를 하라는 것이다. 2007년 삼성은 아버님에게 500만원을 제안했다. 2015년 7월 삼성 직업병 조정위원회가 삼성에 재발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으나 삼성은 이를 무시했다. 그 권고 다음날 이재용은 박근혜를 만났다. 이후 삼성 관계자가 8월에 독일로 날아가 최순실 일가에 현금 35억원을 꽂아 줬다. 삼성이 최순실 일당에게 제공한 뇌물은 현재 확인된 금액만 239억원이라고 한다.

2015년 7월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는, 삼성물산 주식을 무려 11%나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최대주주가 이재용인 제일모직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합병을 전격적으로 유도했다. 불공평한 합병비율로 인해 국민연금은 788억원의 손실을 봤고, 주식평가 손실액은 2조원에 달했다. 이재용은 합병 성공으로 삼성물산을 통해 8조원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지분 4%에 대해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국가가 국민의 노후재산을 깎아 먹으면서 이재용의 불법 경영세습을 도운 것이다. 이 과정에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제보가 검찰에 제출됐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에게 전화 청탁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재용은 합병 완료 직후인 지난해 7월24일 박근혜를 독대했고, 8월에는 정유라를 지원하기 위해 독일의 비덱스포츠에 35억원을 송금했으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차례대로 제공했다. 삼성은 권력자의 강압에 희생당한 피해자인가? 자발적 뇌물범이고 수혜자인가?

최순실의 구속영장 기재 혐의사실은 직권남용과 사기미수다. 이렇게 되면 재벌들은 피해자가 된다. 그렇지 않고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뇌물죄 또는 제3자 뇌물공여죄를 적용하게 되면 재벌들은 저마다의 이익을 위해 국정을 농단한 증뢰(贈賂) 혐의의 중범죄자가 된다.

검찰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 그리고 삼성을 위시한 재벌들에게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 거의 100%의 국민이 검찰의 '정상적인' 공소장을 기다리고 있다.

류하경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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