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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화 중단 릴레이기고 ④] 일하는 사람이 안전해야 지하철이 안전하다유성권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 안전업무부장
   
▲ 유성권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 안전업무부장

하청업체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와 철로 보수업무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는다. 조선업체에서 죽어 가는 노동자 대다수는 하청노동자다. 안전업무 외주화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외주화 금지 관련 입법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국회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당사자와 전문가들이 위험의 외주화 중단 필요성에 관한 기고를 <매일노동뉴스>에 보내왔다. 다섯 차례로 나눠 싣는다.<편집자>



이명박 대통령·오세훈 서울시장 임기 중이던 지난 2008년 서울메트로는 정규직이 하던 전동차 검수·구내운전 같은 안전업무를 경영효율화라는 명분으로 외주화했다. 이후 지하철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자주 발생했다. 안전업무지침 위반, 원·하청 간 업무지시 체계와 소통 불일치가 문제로 떠올랐다. 하청업체 작업자와 승객이 사망하는 대형사고도 발생했다. 2014년 5월 당시 승객 170여명이 다친 상왕십리 추돌사고가 대표적이다.

지하철을 안전하게 이용해야 할 시민과 안전한 지하철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작업자의 죽음은 남겨진 가족에게 매우 큰 고통과 슬픔을 가져다줬을 것이다. 예산절감과 효율화를 앞세운 외주화정책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 가고 있다는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의 안전업무 7개 분야를 직영으로 전환했다. 직영화 이후 2개월 남짓 지난 지금 아래와 같은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작업자의 업무적 안전확보가 가능해졌다. 가장 큰 위험요인이었던 원청 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 간의 업무소통 불일치와 협업 불일치 문제가 해소됐다. 앞서 외주화 상태에서 정규직은 하청 비정규직에게 업무와 관련해 협업하거나 지시할 수 없었다. 같이 일을 하는 순간 불법파견 논란에 휘말리기 때문에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영 전환 이후에는 작업시 업무소통과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전에 원청에 의한 일방적 결정과 업무지시가 이뤄졌다면, 지금은 비정규직 없이 모두가 정규직인 상태에서 협의하고 있다. 이는 작업자의 업무적 안전성과 효율성, 그리고 작업에 대한 집중도 향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작업자에 대한 안전·직무교육이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큰 변화다. 하청업체는 비용 문제로 인해 각종 교육을 사실상 서류로 진행할 뿐 실질적인 교육을 하지 못했다. 출근부와 교육일지에 노동자들이 형식적으로 서명하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직영 전환 이후에는 업무와 관련해 체계적인 교육 일정이 배치되고, 전문 강사들이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위험에 대비하는 작업자 수칙 교육 등 현장 노동자들에게 필수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안전장비와 개인 소모품도 개선돼 작업자가 보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 공기업들은 예산절감을 위해 최저입찰제를 선호한다. 최저입찰제로 들어온 하청업체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장 먼저 안정장비 등 개인 소모품 지출을 줄인다. 하청업체 노동자가 곰팡이 낀 장갑, 분진을 거르지 못하는 저품질 마스크를 쓰고 일터에서 일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기도 했다.

가장 큰 성과는 고용안정과 임금·복지후생 같은 노동조건 개선이 가능한 구조를 확보한 점이다. 시민안전과 직결되는 안전업무를 수행하면서도 하청업체 비정규직들은 높은 노동강도와 저임금, 고용불안에 시달려 왔다. 위험한 현장에 가장 먼저 투입되면서도 자신의 안전은 챙기지 못했다. 이로 인한 잦은 이직은 하청업체 전문성이 나날이 저하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직영 전환 후 비록 완전한 원청 정규직은 아니지만 상시적 해고 또는 계약해지 같은 고용불안은 사라졌다. 임금과 복지후생 등 노동조건도 체계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은 존재한다. 임금과 복지후생이 직영 전환 전후로 크게 체감할 만큼 개선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처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작업자의 업무적 안전확보 △작업자 대상 정기적 안전·직무교육 시행 △안전장비 개선을 통한 작업자 건강권 개선 △고용안정 및 임금·복지후생 등 노동조건 개선 구조 확보 같은 진전을 가져왔다.

일하는 사람이 안전해야 지하철이 안전하다. 작업자의 업무만족도 향상과 안전한 업무환경, 건강권 확보는 지하철 안전업무에 대한 집중성과 안전도에 기여한다. 이는 곧 시민안전과 공공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사용자 성향에 따라 국민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정책이 갈팡질팡해서는 안 된다.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국회와 정치인들이 답해야 한다.

유성권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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