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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화 중단 릴레이기고 ③] '도급 금지' 입법 우리도 가능하다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최명선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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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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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하청업체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와 철로 보수업무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는다. 조선업체에서 죽어 가는 노동자 대다수는 하청노동자다. 안전업무 외주화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외주화 금지 관련 입법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국회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당사자와 전문가들이 위험의 외주화 중단 필요성에 관한 기고를 <매일노동뉴스>에 보내왔다. 다섯 차례로 나눠 싣는다.<편집자>



위험한 업무와 생명안전업무의 도급 및 재하도급 금지에 대한 입법이 요구되고 있으나 실제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우리나라에서 '도급 금지'는 신성불가침의 진리인 양 절대 제한해서는 안 되는 금지의 영역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간접고용을 제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재사망 1위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분야는 건설업이다. 수십 년 동안 매년 600명 내외의 건설노동자가 사망했고, 그중 95%는 하청 건설노동자다. 건설업은 대부분 국가에서 위험업종이지만, 한국 건설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규모는 영국의 11배·미국의 6배나 된다.

우리나라 건설업에서 유독 산재 사망사고가 많은 원인 중 하나로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꼽힌다. 업종 특성상 하도급이 숙명일 것 같지만 영국·미국·독일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일정 비율은 반드시 원청이 직접 고용한 노동자가 시공하도록 강제한다. 미국의 앨라배마 등 24개 주는 30% 이상을 직접 시공하도록 하고, 플로리다 등 10개 주는 40% 이상을, 그리고 뉴욕·버몬트 등 16개 주는 50% 이상을 직접 시공하도록 강제한다.

건설업 직접시공제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독일도 건설공사에 대한 도급 조건으로 30~50%의 직접시공 의무 비율을 정하고 있다. 영국 도로국은 원청이 60% 이상을 하도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적어도 40% 이상은 직접 시공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건축 분야 자격증명 요건 중 하나로 직접시공 비율 70% 이상을 요구한다.

한국 정부가 법·제도를 개선할 때마다 주요하게 참조하는 유럽 대부분 국가는 안전보건 영역을 넘어 무분별한 외주화를 강제하는 다양한 법적 장치를 가지고 있다. 한국 원청 사업주들은 ‘도급계약 해지’라는 방식을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생사여탈권을 행사한다. 이에 반해 유럽은 ‘사업이전에 관한 입법 지침’에 따라 사내하도급 계약 해지시에도 그 일이 존속하는 한 고용승계와 노동조건 유지를 보장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에는 원청 사업주의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 책임을 ‘제3자 보호효과가 있는 계약’을 적용해 도출하고 있다.

이런 원리는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업주에 대해 직접적인 손해배상 청구권을 가지는 법적 근거가 되고 있다. 원청과 하청 사업주 사이에 안전이나 산재와 관련해 원청의 의무를 배제하는 특약을 체결하더라도 제3자 보호효과 계약은 강행성을 유지한다.

산재사망률이 낮은 영국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보호해야 할 노동자'를 고용관계로 판단하지 않는다. 사업장 안에 있는 하청 및 재하청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포괄적인 산재예방의무가 사업주에게 부여된다. 미국은 1994년 안전보건 관련 지침에 “위험을 생산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노동자, 또는 하청업체 노동자를 위험에 노출시키면 입건할 수 있다”는 규정을 명시했다. 99년 전 산업에 적용하고, 2009년 순회 법정을 통해 확인했다.

유럽은 노조의 조직형태가 산별 형태다. 조직률이나 단체협약 적용률이 높다. 독일은 사업장 안전보건의 경우 고용형태를 불문하고 ‘노동자평의회’가 공동결정권을 가진다. 한국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해당하는 산재예방 규칙을 산재보험 조합에서 정하는데, 산재보험 조합은 노사가 동수로 이사를 선출해 운영한다.

도급 금지를 입법 형태로 제한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2014년 안전생산법을 개정해 사내하도급을 제한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해당 법은 “사업주는 안전생산조건이나 상응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 단체 또는 개인에게 하청을 주거나 임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하청을 주거나 임대하는 경우에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위법 소득을 몰수한다. 기한 내 시정하지 않으면 생산정지·휴업 정비 등을 명령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도급 및 재하도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별 법률이 적지 않다. 도급 금지가 성역이 아니라는 얘기다. 재벌 대기업 혹은 공공기업의 무분별한 외주화 남발, 이제는 입법으로 중단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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