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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드러난 노동개악
박성국  |  park21@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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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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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의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말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했을 때다. 노동계와 야당이 반대하는데도 박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노동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청년들은 실업의 늪에 빠지고 경제위기가 도래한다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항간에는 박 대통령의 이런 태도를 두고 말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야당과 노동계가 반대하면 노동개혁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었다. 국회선진화법 탓에 새누리당이 법안처리를 강행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강변했다.

시중에선 “뭔가 급한 것이 따로 있는 건가” 하는 지적이 나돌았다. 노동개혁은 4·13 총선을 앞두고 야당을 압박하고 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구호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과 여당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 반면 박 대통령의 성과욕 내지 조급증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었다. 극단적으론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풍문도 나돌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었다.

그래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몇 가지 있었다. 노사정은 지난해 9월15일 노사정 합의를 이뤄 냈지만 합의사항은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었다. 노동 5법 가운데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관련한 기간제법과 뿌리산업 등 파견근로를 확대하는 파견법안은 추후 노사정 협의 후 입법하기로 했다. 또 공정인사(일반해고)와 취업규칙 임의변경과 관련된 2대 지침도 마찬가지였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노사정 합의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노동 5법을 발의했다. 정부는 2대 지침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때문에 노사정 합의가 파탄 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실제로 노사정 합의의 주역인 한국노총이 합의를 파기했다. 이런 조건에서 국회 입법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과 여당이 밀어붙인 이유가 뭘까. 실타래처럼 얽혔던 매듭이 최근 풀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참상이 드러나면서부터다.

새누리당이 발의한 노동 5법이 국회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지난해 10월27일 박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관광진흥법·의료법 등 경제활성화법과 노동 5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실업상태인 청년들을 위해 국회가 법안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전날(26일), 전경련 산하 대기업들이 미르재단에 기부금 입금을 완료했다. 대기업들이 기부금을 납부하자마자 박 대통령이 이에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경제활성화법과 노동 5법 그리고 한중 FTA 비준은 전경련이 강하게 요구한 사항이다. 박 대통령과 전경련의 손뼉이 이처럼 잘 맞았던 적은 또 있다.

박 대통령은 올해 1월13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또다시 쟁점법안 처리를 주문했다. 노동법안과 경제활성화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및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 처리를 요구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국민 담화가 있기 전날(12일) 전경련의 바람몰이로 대기업들이 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입금했다. 박 대통령과 전경련은 마치 찰떡궁합처럼 합을 맞췄다. 전경련은 기부금을 앞세워 오랜 민원사항을 요구했고, 박 대통령은 이것을 제대로 대변한 것이다. 대국민 담화 이후 전경련은 노동법안과 경제활성화법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였고, 박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는 기이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경제단체의 입법 서명운동에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2대 지침 강행시 노사정 합의 파기를 경고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고용노동부는 노사가 자율합의한 단체협약을 손보는 시정명령까지 강행했다. 단체협약에 경영권 침해조항이 있을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겠다는 계획이었다. 노동부가 강행한 2대 지침과 단체협약 시정명령은 죄다 경영계 요구사항이었다. 박 대통령과 정부는 노사정 합의가 깨질 수 있음에도 재계 민원을 해결해 준 셈이다. 앞뒤 맞지 않는 선택과 일방적 행동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대입하면 그 의문이 풀린다.

박 대통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내세워 대기업과 뒷거래를 했고, 그들의 요구를 해결하려 했던 것이다. 결국 떠들썩하게 소란만 일으켰던 박근혜표 노동개혁의 실체는 없었다. 그저 노동개악이었다. 검은 뒷거래의 산물이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앞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전경련의 유착, 노동개악의 함수관계도 밝혀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전경련의 검은 거래가 드러나고 있고, 양자 사이의 거래 일환으로 노동개악이 추진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시민들과 야당의 요구처럼 박 대통령이 그 직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이번 사태의 공범인 전경련은 해체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저성과자 퇴출제, 성과연봉제, 취업규칙 일방변경 같은 박근혜표 노동개악은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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