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2일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이 정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주말 서울 집회 이후 정부의 엄정한 법집행을 요구하고 있는 경영계와 단병호 위원장 검거령을 운운한 경찰의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는 민주노총 산하 여천NCC와 효성 울산공장 노사분규는 최대 불안 요인이다. 노동부는 ‘불법행위 엄단’ 이라는 방침속에서 파업 사전예방과 분규 최소화 등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연대파업=지난 주말 서울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중투쟁을 벌인 민주노총은 11일까지 노조별 쟁의행위 돌입 찬반투표를 실시한 뒤 12일미타결 사업장을 중심으로 연대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공공연맹, 사무금융노련 등이 이번 연대파업의 주 동력이다. 대한항공조종사 노조와 정리해고를 앞둔 사회보험 노조, 114 안내 분사로 투쟁에 돌입한 한국통신 노조 등도 잠재적 변수다. 여기에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고있는 여천 NCC분규, 효성 사태, 대우자동차 해외매각도 노동계 6월 투쟁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효성 울산공장 분규=지난달 25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효성의 노사는 지난 주말 노동부장관의 현지 중재도 무산됨에 따라 하루 36억원의 생산손실을 빚어가며 평행선을 긋고 있다. 지난 2월 회사측이 낡은 생산라인을 교체하면서 여유인력 14명을 다른 부서로 이동시키면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회사측이 노조간부 및 조합원 7명을 고소·고발, 노조위원장 등 3명이 구속됨으로써 악화됐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25일 불법파업에 들어가면서 공장내 생산시설 점거를 시도, 이를 말리던 전문경비 인력과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 충돌로 양측에서 80여명이 다쳤고 1·4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 10년간 큰 노사분규가 없었던 이 회사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구성된 신임 집행부가 선명성을 부각시키고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따른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민노총 대열에 동참하기 위한 수순이란 것이 노동계의 지적이다.

◇여천 NCC 분규=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업체인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 여천 NCC 노조 파업이 4일로 20일째를 맞고 있으나 노사간의 견해차가 커 협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성과급 지급 문제에서 불거진 노사분규는‘안전시설에 대한 쟁의금지’ 명령을 둘러싸고 확산됐다.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광주지방노동청 김동남 청장의 주선으로 파업 이후 처음으로 대표 교섭을 벌였으나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40분만에 결렬됐다. 노조측은 지난해 분 성과급 290% 지급 주장에서 한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으며 사측도 지난달 18일 전남도지사가 내린 동력부분 쟁의행위 중지명령 이행을 요구하며 노조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노동부의 입장=노동부는 여천 NCC와 효성 울산공장 노사분규에 대해노사간 자율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원배 기획조정실장은 “효성 울산공장의 경우 목적이나 절차상 명백한 불법쟁의이며 여천 NCC도 안전시설에 대한 쟁의행위 금지사항을 위반했다”면서 “그러나 노사간의 자율적인 타결이 있기 전에 공권력 투입을 통한 해결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동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실장은 “두 사안 모두 재계와 노동계의 기싸움과 명분대결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면서 “정부로서는 조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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