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경기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6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와 기업 구조조정 등 대내외 부정적 여건으로 인해 수출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제조업 생산과 고용이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소비·투자·수출은 모두 부진했다. 민간소비 정도를 나타내는 9월 소매판매 증가세는 큰 폭으로 축소됐고, 관련 서비스업 성장세도 둔화했다. 예컨대 자동차 및 통신장비의 수요 둔화로 내구재가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했다. 의류·스포츠레저 용품을 포함한 준내구재와 음식료·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각각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도소매업은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1.8% 감소했다. 10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1.7)과 비슷한 101.9를 기록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지난달에 이어 소폭 증가했지만, 운송장비가 큰 폭으로 감소(-24.6%)했다. 운송장비 감소는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을 중심으로 기타운송장비가 감소(-57.6%)한 영향을 받았다.

수출은 대외 여건이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주력품인 자동차(-11.8%)와 무선통신기기(-28.1%)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부진을 이어 가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반품·단종 사태가 수출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구조조정과 수출 악화 탓에 고용도 부진했다. 9월 중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6만7천명(1.0%) 증가해 전월(38만7천명)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도 전월 대비 각각 0.1% 하락했다.

그나마 건설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소비·투자·수출 부진을 완충하고 있었다. KDI는 "건설투자는 건설기성과 수주가 모두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하락하긴 했지만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한 양호한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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