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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노동자 10명 중 7명 "연장근무는 필수, 수당은 받기 어렵다"의료산업노련 ‘병원 노동자 노동시간 개선을 위한 토론회’서 밝혀
구은회  |  press7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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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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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윤정 기자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 사이에는 ‘태움’이라고 불리는 이상한 조직문화가 있다. 태움은 한마디로 ‘신규 간호사들을 재가 될 때까지 괴롭힌다’는 뜻이다. 폭언과 폭행이 일상이 된 직장내 괴롭힘의 끝판왕 격이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일까. 간호사가 특별히 위계를 따지는 직업이어서가 아니다. 환자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라는 공간의 특수성과 병원이 안고 있는 인력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에 원인이 있다.

인력부족은 필연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동반한다. 장시간 노동은 그 자체로 노동강도 강화를 의미한다. 신규 간호사 이직률이 33%나 되는 이유다. 전국의료산업노련(위원장 이수진)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강병원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병원 노동자 노동시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병원 연장근무 발생원인 "일이 너무 많다"

연맹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소속 8개 병원 조합원 1천92명을 대상으로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했다. 응답자 구성을 보면 간호사가 67.31%로 가장 많고 의료기사·간호조무사·보조원(의료·사무)·사무행정·시설 노동자 등은 한 자릿수대 비중을 차지했다. 간호사가 병원인력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기존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8.4%가 “연장근무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고 답했다. 간호사만 떼어 보면 응답자 83.7%가 이같이 답했다. 연장근무 발생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일상적인 업무 하중 때문”이라는 답변이 62.5%로 압도적이다. 반면 “주변 눈치 때문”이라는 대답은 1.9%에 불과했다. 연장근무가 만성적이고 관행화돼 있다는 뜻이다. 응답자들의 하루 최장 연장근무시간은 3.76시간이었다.

이번 조사가 주로 대학병원급 병원 노동자를 대상으로 이뤄졌음에도, 연장근무에 따른 시간외근로수당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 71.8%가 “시간외 근로수당을 정확하게 지급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간외 근로수당을 신청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전체적으로 신청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50%)라는 응답과 “신청기준과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15%)라는 답변이 많았다. 눈에 띄는 것은 “관리자가 눈치를 주거나 신청하지 말도록 요청해서”라는 대답이 11.1%나 된다는 점이다. 결국 병원 노동자들은 관리자가 시키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연장근무를 하고, 정작 수당을 신청할 때에는 관리자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노조가 인력증원 적극 요구해야"

병원 노동자는 밥 먹을 시간을 따로 내기도 힘든 형편이다. 근무시간 중 식사시간(3교대 중식 기준)이 보장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30%가 “없다”고 답했다. “20분 미만”이라는 답변도 35.1%에 이르렀다.

법으로 보장된 휴가를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응답자들의 평균 연차유급휴가 사용률은 68.5%에 그쳤다.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자 “부서 동료에게 피해를 줄까 봐”라는 응답이 75.8%였다. 최소 인원으로 빡빡하게 돌아가는 병원에서 이른바 임신순번제 같은 악습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노동조건은 병원 노동자들의 직업만족도와 이직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5점 만점 척도로 직장생활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노동환경 항목이 2.7점으로 가장 점수가 낮았다. 이직을 고려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59%가 “그렇다”고 답했다.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인력 증원 지속적 요구”(45.7%)라거나 “연장근무에 대한 정확한 보상 요구”(23.9%)라는 답변이 많았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루 연맹 정책실장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 대학병원에서 ‘하루 6시간 노동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더니 환자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사고 발생률이 낮아지고, 직장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우리나라 병원들이 인력투입을 늘리고 노동시간을 줄여 나갈 수 있도록 법·제도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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