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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들의 채용요구는 정당하다김왕영 공인노무사(전국건설노조 정책부장)
▲ 김왕영 공인노무사(전국건설노조 정책부장)

2015년 11월27일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같은해 12월8일에는 지도부 총 15명이 기소됐다.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고소·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공갈 협박범으로 기소됐다. 올해 6월2일 분과위원장에게는 징역 3년, 서울경기타워지부장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고 그 외 13명에 대해서도 징역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심 판결은 조합원 채용요구가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업과 취업을 반복하는 건설현장의 특성상 채용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조합 활동의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은 건설회사의 이윤에 반하기 때문에 무시되고 있고, 산재사고가 발생해도 119를 부르지 않고 공상으로 처리하거나 산재를 은폐하기에 급급하다. 현행법상 건설현장 재하도급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재하도급을 하지 않는 건설현장을 찾아보기 힘들고,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중 80% 이상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 건설회사는 이윤추구를 위해 불법 재하도급과 외국인 노동자 불법채용을 일삼고 있다.

건설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 보고자 노동자들은 건설노조로 단결해 조금씩 건설현장을 개선해 왔다. 그런데 채용요구가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면 노동조합의 활동은 어떻게 보장될 수 있을까. 타워크레인 임대업체는 건설노조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건설노조가 열심히 투쟁해 개선된 근로조건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더라도 고용기간이 지나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체결된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에게 적용될 기회가 없어진다.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으로 장시간 근로를 시킬 수 있다. 조합원이 현장에 없어 외국인 노동자 불법채용을 하든지, 불법 재하도급을 하든지,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지 않든지 눈치를 보지 않을 것이다. 당국에서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는 조합원도 없기 때문이다.

노동력 수요의 파동성이 큰 건설과 항만산업, 전문적 기능을 요구하는 전기기술산업·연예산업 등과 같은 산업에서,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기구를 통해 조합원을 공급하고 사용자에게 단체협약상 채용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Hiring Hall’ 또는 ‘Dispatching Hall’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건설산업 내 대표적 직종에 대응하는 15개의 노조가 존재하고 각 지역별로 각 직종 노조가 1개씩 'Hiring Hall'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 퀘벡 주에서는 노조가 조직된 기업이 무노조 기업과 불공정한 경쟁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채용요구가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금지되는 것이라면 건설노동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단결하고 교섭해서 단체협약을 체결하더라도 건설사는 채용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설현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건설노동자들의 채용요구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김왕영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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