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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직률 10.2%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3년간 10.3%에서 꼼짝 않던 노조 조직률이 지난해 0.1%포인트 하락했다. 역설적이게도 조합원은 193만9천명으로 해방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비율로 보면 상급단체가 없는 노조는 증가했지만 양대 노총 소속은 감소했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비정규직과 소규모기업 조합원도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열악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노조라는 우산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지난 2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5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어떻게 해석할까.



노조 조직률 확대 ‘성공한 비정규직노조’가 나설 때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비정규직은 느는데 노조 조직률은 떨어졌다. 비정규직 조직화라는 해묵은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박근혜 정부 들어 간접고용·단시간근로자·특수고용종사자 등이 늘었다. 이들에 대한 노조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 노동계의 노력 부족만을 탓할 수는 없다. 비정규직이나 청년·여성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면 불이익이 따를 것으로 생각한다. 노조를 불온하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탓이다. 이러한 사회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비정규 노동자 스스로가 노조를 통해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제도를 정비하고 노조 만들기를 알리는 사회운동이 필요하다. 조직화 자체가 난망한 영세사업장 노동자층이 두터워진 상황에서 노동계와 사용자,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복수노조 시대에 접어들면서 어용노조가 난립하는 것도 문제다. 상급단체가 없는 노조 조합원수가 44만명이다. 실제 노조다운 노조가 줄고 있다.

양대 노총이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지만 지지부진한 것도 사실이다. 특단의 조직화 대책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전략화를 최우선 과제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위원장이 직접 사업을 관할하고 인력과 예산을 최우선으로 배치해야 한다. 조직의 명운을 걸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비정규직이 있는 사업장 정규직 노동자들의 보다 많은 관심도 필요하다. 비정규직 조직화를 외치면 박수를 치다가도 정작 자기 사업장의 문제가 되면 고개를 돌리는 경우를 자주 본다. 비정규직의 조직화가 결국 조직의 성장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부른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사업장에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

조직화에 성공한 비정규 노동자 스스로가 나설 때도 됐다. 예컨대 학교비정규직노조나 희망연대노조가 나서야 한다. 업종을 넘어 계급적 책임감을 갖고 자신들의 성공 사례를 전파해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노조 가입하라”고 말하는 정부가 필요하다

최재혁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팀장

   
▲ 최재혁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팀장

10.2%라는 노조 조직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이제 일상이 돼 버린 해고를 생각해 보면 노조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노조를 통한 보편적인 노동권 확장과 노동자성 확대,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해소, 쟁의행위의 목적 확대와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제한, 단체협약 효력확대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엄중한 처벌 등 정부가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정부가 앞장서 노조를 적대시하고 불온시하는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쉽사리 노동조합을 선택하기 어렵다. 노동조합이 가장 필요한 여성과 청년 비정규직이 노조를 조직하고 활동하기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웹툰 같은 대중문화에서 노조를 다룰 만큼 노조에 대한 친숙함에 커졌지만, 정작 정부는 노동조합에 불법이나 기득권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노동조합에 대한 여론을 악의적으로 호도하고 있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처럼 노동조합에 가입하라고 말할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 노조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조직률 하락은 비정규직 증가 때문, 노동계 반성해야

이상진 한국노총 조직실장

   
▲ 이상진 한국노총 조직실장

노조 조직률이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10.2%로 발표됐다. 조합원수는 3만3천여명이 늘었는데 조직대상 노동자가 59만8천명 늘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직률은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노동조합 조직률 최하위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성적표 중 하나다.

임금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조직화에는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에 기초한 엄격한 차별시정으로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고, 비정규직의 노조가입과 활동을 보장할 법·제도 개선을 거부해 온 정부와 사용자에게는 자랑스러운 성적표일지 모르겠다.

상급단체 미가입 조직도 증가했다. 이는 상급단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노조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보수언론을 포함한 각종 매체의 왜곡된 보도를 탓하기 전에 노조 상급단체도 책임이 있다. 그리고 복수노조 제도가 교섭창구 단일화 등 독소조항으로 사용자들의 노조 무력화, 파괴의 무기로 활용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조직률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 개선과 함께, 한국노총이 “국민과 함께! 현장과 함께!”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운동을 해 왔는지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민주노조 파괴용 복수노조 설립 문제 직시해야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

   
▲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

노조가입률은 노동자의 정치·사회적 권리는 물론 사업장에서의 권리, 그 나라의 복지 수준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 노동자 10명 중 1명만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는 통계는 한국사회가 여전히 노동배제, 자본 중심의 야만적인 자본주의 상태에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정부는 복수노조 허용 이후 조합원수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번 발표를 보면 복수노조가 노조수는 증가시켰지만 가입률을 높이는 데에는 그다지 기여하지 못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 설립된 복수노조가 기존노조를 분할하는 방식, 민주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목적의 제2·제3 노조가 설립됐기 때문이다. 사용자 주도의 노조설립이 증가하는 상황은 간과하고 조합원이 늘어났다고 자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복수노조 폐해를 직시해야 한다.

소규모 사업장의 노조가입률이 낮은 점은 정부와 노동계 모두 곱씹어야 한다.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노조로 끌어오는 방법은 산별노조가 가장 유리하다. 그런데 우리 노동법은 산별노조를 형식으로만 인정하고 산업별교섭에 사용자 참여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무늬만 산별노조 제도인 것이다.

민주노총은 산별노조 강화와 노조 할 권리를 강화하는 법·제도 개선 투쟁을 지속적으로 준비·실시하고 있다. 노동부도 노조가입률을 조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노동자가 노조 울타리로 들어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조합원수 사상 최고 기록은 긍정적, 내용상 한계는 있어

곽상신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연구실장

   
▲ 곽상신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연구실장

노조 조직률이 하락했다는 한계에도 노조 조합원이 증가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유럽 선진국에 비해 낮지만 조합원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조직률과 함께 조합원 수가 줄고 있는 선진국 흐름과는 상반된다. 2000년대를 기점으로 미국·영국·일본·호주와 독일까지도 조합원이 줄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노조 조합원은 193만9천명으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조합원이 가장 많았던 1989년 193만2천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내용적으로 한계가 있다. 우선 89년에는 민간기업만 노조를 설립할 수 있었다. 지난해 공무원(21만3천명)과 교사(6만명)를 제외한 민간기업 조합원수는 166만6천명으로 내용적으로 89년을 뛰어넘었다고 보기 힘들다. 또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조 조직률은 10%대로 떨어진 지 오래다. 가야 할 길이 멀다.

미가맹노조 조합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양대 노총이 되돌아봐야 할 지점이다. 그동안 활동이 노동계 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해 미가맹노조가 늘어난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이들을 양대 노총 틀로 이끌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가맹노조 조합원 증가가 양대 노총에 대한 지지 철회인지, 아니면 신규노조나 복수노조 증가에 따른 현상인지는 기존 노조들이 양대 노총을 탈퇴한 것인지, 신규노조들이 그냥 중립노조로 남아 있는 것인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제공된 자료는 파악하기 어렵다.

한편에서는 노동부가 발표하는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이 신뢰성 낮다는 것이 문제다. 노동부는 개별 노조들이 신고한 조합원수를 집계·합산해서 발표하는데, 무응답이나 무성의한 응답에 의한 오차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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