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케이블업체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싸우고 있는 희망연대노조가 모금운동에 나섰다. 노조활동을 하느라 생긴 거액의 채무를 갚기 위해서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조는 이달부터 '십시일반 제안단' 모집을 시작했다. 노동운동·시민운동 활동가로 제안단을 꾸리고 이들이 모금운동을 제안하는 운동을 벌이겠다는 복안이다. 1차 제안단은 22일까지 모을 계획이다.

노조 채무는 10억원에 이른다.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채무도 3억원이나 된다.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된 간접고용 노동자의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거나 파업 때문에 발생한 벌금을 내느라 빚을 졌다.

빚 규모가 무색할 만큼 희망연대노조 활동은 파급력이 컸다. 노조는 2009년 12월 설립했다. '사회운동적 노조운동'을 지향하는 노조에는 씨앤앰 노동자들이 먼저 가입했다. 정규직이 가입한 씨앤앰지부는 하청 비정규 노동자들의 손을 잡았다.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가 그렇게 탄생했다. 공동파업을 벌이며 원청까지 참여하는 협약을 맺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뒤이어 티브로드·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에서 일하는 설치·수리기사들이 노조에 가입했다. 단체협약 체결과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고공농성을 한다. 그렇게 다산콜센터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만든 다산콜센터지부는 고용안정이라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은 내년 서울시가 설립하는 120서비스재단(가칭)에 직접고용된다.

노조는 “케이블방송·통신 원청업체와 싸우는 과정에서 연대의 힘으로 승리도 했지만 그늘도 생겼다”며 “10억원의 채무로 노조는 물론 조합원들도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모금운동 배경을 밝혔다. 박재범 노조 사무국장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투쟁을 하다 보니 원청을 상대로 한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빚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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