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삼성전자 경영권을 승계할 이재용 부회장에게 “백혈병을 포함한 직업병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부회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반올림은 농성 1년을 맞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법적 책임과 지위가 발생하는 등기임원이 되기 전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일은 회사 이윤을 위해 희생된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배제 없는 보상, 이를 위한 대화 재개”라며 “27일 주주총회 전까지 대화 재개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반올림은 “이 부회장이 대화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노동자·소비자·기관투자자 등 모든 이해당사자와 함께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지난해 10월7일부터 삼성전자 반도체·LCD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삼성 사옥 인근에서 농성을 벌였다. 지난달 현재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 직업병 피해노동자는 224명이다. 이 중 76명은 백혈병·뇌종양·폐암 등으로 숨졌다.

반올림은 지난 1년 동안 농성장을 찾아 연대한 340명 중 85명의 이야기를 묶어 <이제 삼성이 답하라>는 책을 엮었다. 반올림 관계자는 “400페이지가 넘은 책에는 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과거와 단절하고 진정 책임을 다하는 경영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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