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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인터뷰-생애 첫 파업 참여한 김경애씨] “서울시민 정신건강 위해 고용안정 쟁취하겠다”
▲ 구태우 기자

“서울시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순종한 게 후회됩니다.”

김경애(39·사진) 중랑구정신건강증진센터 상임팀장이 한숨을 쉬었다. 그는 2005년 센터에 입사해 정신보건전문요원으로 12년을 일했다. 센터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도 1년의 수련기간을 거쳐야 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 동안 1년 계약직 신분은 바뀌지 않았다. 올해까지 12번의 근로계약서를 썼다는 얘기다. 그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하는 공공사업인데 설마 해고당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계약직인 걸 알면서 입사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는 5일 파업에 들어갔다. <매일노동뉴스>가 이날 오전 지부 조합원인 김씨를 만났다. 그는 파업집회에 처음 참여한다고 했다.

- 계약직 신분인데 고용불안을 느낀 적이 없나.

“최근 경기도에서 위탁운영하는 센터가 폐업하면서 전문요원들 전원이 해고됐다. 국가가 하는 사업이라 고용 걱정은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러다가 노원구정신건강증진센터가 직영으로 바뀌면서 10개월 단위 계약직으로 전환됐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많아졌다. 직영이 되면 처우가 안정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반대였다. 결국 노원구에서 일하던 상임팀장이 그만뒀다. 경력이 오래 된 팀장이 그만두는 모습을 보면서 의지할 곳도 없고, 도움 받을 수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다른 직원들은 어떤가.

“20대 후반부터 일을 시작해 30대 후반이 됐는데 계약직으로만 지냈다. 전문요원들도 꾸준히 늘어났고, 언젠가 우리 전문성을 인정해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 입사한 직원들은 2년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다. 정신질환자를 돌본다는 사명감으로 들어오지만 고용이 불안하니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나도 12년을 근무했지만 정년을 보장받는 직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에는 보람을 느끼지만 그 생각만 하면 안타깝다.”

- 전문요원들이 계약직으로 근무할 때 생기는 문제점은 뭔가.

“사람이 '죽고 싶다'는 얘기를 아무한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상담을 받는 사람과 전문요원 간에 신뢰가 생겨야 속 얘기를 한다. 신뢰가 없으면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은 전문요원들도 개입할 수 없다. 지금은 상담받는 사람은 낫지 않았는데 전문요원들은 매년 바뀌는 상황이다. 정신질환자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고, 불행한 일이지만 전문요원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공공서비스인 만큼 전문요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지 않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 첫 파업이라고 했는데, 각오가 있다면.

“12년 동안 근무하면서 지금이 제일 힘들다. 전문요원이 노력하면 전문성을 인정받고 고용불안도 느끼지 않게 서울시가 나서서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시에서 요구하는 모든 걸 했는데 너무 순종적이었다. 시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전문요원들의 고용안정을 쟁취할 것이다. 전문요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면서 스스로를 단련해 왔다. 이제는 우리 권리를 찾을 시간이 됐다.”

구태우  ktw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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