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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민중항쟁 70주년 노동자대회 준비하는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항쟁 추모가 아니라 2천만 노동자 미래를 밝히는 노동자대회 치르겠다"

대구의 10월은 노동자들에게 각별하다. 해방 이듬해 전국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의 시발점이 대구였고 바로 10월에 대구 민중항쟁의 들불이 타올랐기 때문이다. 1946년 9월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총파업에 기원이 있는지라 10월1일 시작된 민중항쟁은 노동자들이 주축이 됐다. 그 땅에서 뒤에 전태일 열사가 태어났으니 면면한 정신의 흐름이 놀라울 따름이다.

다음달 1일 대구에서 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10월 항쟁의 역사적 진실을 조명하고 노동자·민중의 투쟁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매일노동뉴스>가 노동자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권택흥(47·사진)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을 29일 대구시 성당동 민주노총 대구본부에서 만났다.



- 10월 항쟁의 의미를 말씀해 달라.

"45년 여운형을 중심으로 한 건국준비위원회는 8월15일 패망한 일제로부터 행정권과 치안권, 방송국 및 각 언론기관을 이양받았다. 각지에서 민중의 자치조직인 인민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노동자들은 대부분 공장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농민들은 농민조합을 결성해 토지를 몰수했다. 그해 9월6일 서울에서 1천여명의 각계 대표들이 모여 ‘조선인민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같은해 9월8일 남한에 주둔한 미군이 군정을 선포하고 일제식민지 지배체제를 그대로 존속시키고는 공장과 토지를 몰수해서 친일부역자들에게 불하했다. 노동조합과 농민조합 같은 대중조직은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새 조국 건설을 염원했던 민중의 열망은 극심한 좌·우 대결로 휩쓸렸다. 특히 식량정책 실패로 전국에서 아사자들이 속출했고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시민들은 46년 3월부터 시청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전평은 46년 9월23일부터 전국에 총파업 지침을 내렸다. 대구 총파업은 지침이 발표된 다음날인 24일부터 시작됐고, 10월1일이 지나면서 민중항쟁으로 전개됐다. 노동자들의 총파업에 농민들이 합세한 것이다. 대구에서 시작된 민중항쟁은 12월까지 남한 전역으로 확대돼 2백만명가량이 참가했다. 그해 민중항쟁으로 1천500여명이 사망하고, 2만6천여명이 부상당했다. 1만5천여명은 체포·구속됐다."



- 노동자대회는 잘 준비되고 있나.

"올해 노동자대회는 9월 총파업과 10월 항쟁 정신계승을 모토로 삼고 있다. 올해는 대구 10월 항쟁 70주년이 되는 해다. 대구지역 30여개 단체들과 70주년행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노동자대회를 함께 준비했다. 민주노총은 올해 대구에서 처음 노동자대회를 개최하는데, 앞으로는 매년 대구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결정한 상태다. 올해 노동자대회는 특히 공공부문 총파업의 연속선상에서 진행될 것이다, 그래서 10월1일 성과퇴출제 폐지와 공공성 강화를 주제로 하는 범국민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동시에 대구에서는 노동자대회를 진행한다. 민주노총은 영남권과 호남권 조합원들이 대구 노동자대회에 참가하도록 해 1만명을 목표로 조직하고 있다."



- 10월 항쟁 70주년인데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70년 전 선배노동자들이 9월 총파업에서 외쳤던 구호는 최저임금제와 완전고용제 실시, 파업의 자유 보장이었다. 지금도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1만원 보장과 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70년이 지났지만 노동자와 민중의 삶은 변한 게 없다. 계승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뜻이다. 다만 전평이라는 조직된 노동계급의 총파업이 민중항쟁으로 확대됐고, 전평이 노동자의 당면요구만이 아니라 전체 민중의 요구와 자주독립국가라는 새 조국건설의 요구를 명확하게 밝혔듯이 현재 민주노총도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으로 도약하는 것이야말로 10월 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당부 말씀이 있다면.

"지난 4개월 동안 대구지역과 민주노총 내부에서 9월 총파업과 10월 항쟁의 역사적 의의, 노동자대회 취지를 알리고 조직하는 데 혼신을 다했다. 그런데 70년 전 총파업과 항쟁을 알려 내는 데 너무나 많은 한계와 어려움이 있었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노동자대회인지라 준비에도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더욱 또렷해지는 것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 항쟁을 잊는 노동계급에게 해방은 없다’는 자각이었다. 9월 총파업과 10월 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지나간 항쟁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투쟁이 아니라 지금 민주노조운동의 방향을 고민하는 2천만 노동자에게 노동해방의 미래를 밝히는 거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구에서 노동자대회를 준비해 온 조합원 동지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

정우달  tkno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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