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지역 일대 지진으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400대가 넘는 전국 산업현장 크레인에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주지진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울산지역에 문제의 크레인이 밀집해 있었다.

28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 179개 산업현장의 크레인 408대가 내진설계 없이 운영되고 있다. 지진·화산재해대책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크레인·리프트·압력용기에 대해 내진설계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내진설계 기준은 2001년부터 적용됐기 때문에 그 전에 설치된 산업시설물은 대부분 내진설계 없이 제작됐다. 정부는 2001년부터 문제의 크레인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보강조치를 권고했지만 이행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크레인을 사용하고 있는 사업장의 13.9%(25개)는 경주지역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부산·경남·울산 일대에 위치해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서 각각 140대와 21대가 운영되고 있다. 부산의 STX조선에는 한 대가 내진설계 없이 가동 중이다.

그나마 크레인은 내진설계 없이 운영하고 있는 현황이 확인됐지만, 리프트와 압력용기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2001년 이후 제작돼 내진설계가 적용된 1만대가량의 산업시설물에 대해 노동부가 2년마다 안전점검을 해야 하지만 점검항목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옥주 의원은 “골리앗 크레인이라 부르는 조선소 초대형 크레인의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채 수백대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정부는 주요 산업시설물의 내진기준을 높이고 기준에 미달하는 설비들에 대해 즉각 보강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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