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직접 자산운용기관에 위탁관리하는 고용보험기금과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 여유자금 규모가 18조원을 넘지만 이를 모니터링하는 노동부 직원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문가는 3명에 그쳤다. 수익률은 비슷한 성격의 다른 사회보험성기금 수익률 평균에도 못 미쳤다. 기금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담 자산운용기관이 전액 관리 “위험성 높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문진국 새누리당 의원은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산재보험기금 관리현황’과 ‘자산운용팀 인력현황 및 전담자산운용체계’,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한 ‘고용노동부 기금 분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문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여유자금은 7조7천770억원, 산재보험기금 여유자금은 10조5천850억원으로 두 기금의 합계는 18조3천672억원를 기록했다. ‘기금 여유자금의 통합운용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기금 여유자금이란 특정 시점에 기금이 보유한 자산 중 기금의 고유사업을 위해 활용되지 않은 자산(사업성 대기자산 포함)을 말한다.

그런데 노동부는 두 기금의 여유자금을 각각 한 곳의 자산운용기관에 위탁관리하고 있다. 노동부는 2013~2014년에는 11개 자산운용기관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으로 직접 운용했으나 지난해부터 고용보험기금은 한국투자증권, 산재보험기금은 삼성자산운용에 위탁 운용하고 있다.

문 의원은 “각각 8조원과 10조원의 기금 여유자금 전액을 분산투자가 아닌 한 곳에 맡기는 방식은 너무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고용·산재보험기금 수익률 다른 기금보다 낮아

뿐만 아니라 모두 18조원을 넘어서는 기금 여유자금을 위탁관리하면서도 정작 이를 모니터링하는 노동부 자산운용팀 인력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자산운용기관에서 재무·리스크 관리를 했던 전문인력은 3명에 그쳤다.

이는 다른 사회보험성기금 관리인력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국민연금기금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공단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는데 펀드·금융 전문인력이 220명이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수탁해 운영하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은 7개 전담팀 40여명이 관리하고 있다.

문 의원은 관리인력 부족이 낮은 수익률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 수익률은 각각 2.53%와 3.01%로 전체 사회보험성기금 수익률 평균인 3.32%보다 낮았다.<표1 참조>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금과 비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12조4천310억원)은 3.83%. 신용보증기금(5조9천560억원)은 3.11%였다.<표2 참조>

“기금 설치목적 맞게 사회책임투자 방안 필요”

문 의원은 “고용·산재보험기금 전문인력 부족 문제와 주먹구구식 운용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각 기금의 설치목적에 맞게 효율성 있는 사회책임투자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두 기금은 고유 목적사업이 상이한데도 노동부 자산운용팀에서 함께 운용하면서 자산배분과 자산운용정책이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두 기금의 자산운용조직을 목적과 성격에 적합한 방식으로 분리해 운용전략의 차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자산운용기관을 제대로 통제·모니터링할 내부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책임투자 정책수립, 자산배분 반영, 위탁운용사 선정 등 책임투자 실행체계를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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