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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나 눈이 우나
정기훈  |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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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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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짙었고, 꾸르릉 꾸릉 하늘이 울었다. 번개가 번쩍, 꽈광 꽝 천둥소리 뒤따라 거기 죄 많아 창살 없는 길 감옥 신세 오랜 사람들이 기겁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 걱정 많은 게 노숙농성 하는 사람들 숙명. 쏴 하고 소나기 쏟아지니 거기 금세 진자리다. 앉아 오래 버티던 사람들 황급히 일어나 채비한다. 얇디얇은 저 비닐 옷은 곧잘 팔 뻗다 걸려 찢어졌는데, 그럭저럭 땀내 든 티셔츠와 헝클어지고 숱 적은 머리칼을 가렸다. 그 자리 사연 읊고 듣던 사람들 눈이 종종 붉었는데, 비가 오니 눈이 우나. 이마 타고 흘러 눈가 주름에 고인 물이 플래시 불빛에 반짝거렸다. 거기 민의의 전당 앞 집회 금지 구역을 버티느라 기자회견이, 말이 하염없이 길었다. 해고 기간이, 단식농성이 하루 또 길었다. 하루가 다르게 해가 짧다. 곧 추석이다. 처지 아는 사람들이 같이 굶겠다고 나섰다. 함께 비를 맞았다. 명절 앞 국회 앞자리에 밥 굶는 사람들이 떼 지었다. 눈 내릴 때 시작한 싸움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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