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우원식)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을 찾았다. 지난달 옥시 영국 본사 방문이 취소된 것과 관련해 영국 정부의 해명을 요구하는 ‘진상규명 결의안’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우원식 위원장과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이정미 정의당 의원·하태경 새누리당 의원·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찰스 헤이 영국대사를 면담했다. 이들은 옥시 본사인 영국 레킷벤키저 방문이 무산된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레킷벤키저 본사 허위발언 의혹에 대한 영국 정부의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을 전달했다.

애초 특위는 지난달 23일 영국 레킷벤키저 본사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라케시 카푸어 레킷벤키저 CEO와 면담을 협의하던 중 본사로부터 ‘영국 정부의 지침(the requirements)’을 이유로 면담을 비공개로 진행하자는 통보를 받고 영국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레킷벤키저측은 “조사 과정은 물론 한국 의원들의 모두발언도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뒤 특위가 주한영국대사관측에 확인한 결과 영국 정부는 레킷벤키저에 지침을 전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위는 이날 전달한 결의안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특위와 영국 레킷벤키저사 간 면담과 관련해 영국 정부가 레킷벤키저사에 지침을 제시한 사실이 있는지, 지침의 내용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상을 명확히 밝혀 줄 것을 영국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경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지원 범위를 폐 이외 질환에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후속조치는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 피해를 신속히 조사·판정하고 폐 이외 질환 등 지원범위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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