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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요양 제도 산재보험법 개정해 바로잡아야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잘못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재 불승인과 치료기회 상실로 이어져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가 재요양 요건과 절차를 담은 2007년 12월14일 산재보험법 개정이다. 당시 개정안이 노동자들에게 끼친 악영향은 막대하다.

노동자 A씨는 업무 중 사고로 심한 신체 손상과 외상후 스트레스로 산재가 승인됐다. 요양이 종결된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재요양을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수술적 치료 같은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신청을 불승인했다.

B씨는 일용직 근무 중 발생한 외상과염(테니스엘보)으로 산재가 승인돼 요양했다. 요양 종결 후 증상이 악화돼 “물리치료·약물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아 재요양을 신청했으나 불승인됐다. C씨 사례도 비슷하다. 그는 사고로 허리 부위 추간판절제술을 한 뒤 증상이 악화돼 재수술을 받고 재요양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추가 수술이 필요 없는 사안이라며 재요양을 불승인했다.

2007년 산재보험법 개정은 2006년 12월13일 민주노총이 빠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합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당시 합의에는 재요양 시점의 평균임금 산정기준 관련 내용만 있었고, 재요양 제도 관련 조항을 개정하는 내용은 없었다.

개정된 산재보험법은 재요양 관련 조항을 제52조에 담고 있다. 제52조1항은 “요양급여를 받은 자가 치유 후 요양 대상이 됐던 업무상부상 또는 질병이 재발하거나 치유 당시보다 상태가 악화돼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으면 다시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52조2항에 “재요양의 요건과 절차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문제 조항이 들어갔다.

개정 전 산재보험법에는 재요양 요건과 절차에 대해 “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시행규칙에 “일반 상병으로서 당초의 상병과 재요양 신청한 상병 간의 의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재요양을 함으로써 치료효과가 기대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는 경우”로 요건을 명시했다.

하지만 개정 후에는 이른바 네 가지 재요양 요건이 시행령에 들어갔다. 그중 가장 문제가 있는 부분은 “재요양의 대상이 되는 부상 또는 질병 상태의 호전을 위해 수술(신체 내 고정물의 제거 수술 또는 의지 장착을 위한 절단 부위의 재수술을 포함한다)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것”이라는 세 번째 요건이다.

2007년 법 개정 전에도 공단은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 요건을 이유로 재요양을 불승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법원에서 모두 위법한 처분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재요양 요건으로는 당초의 상병과 재요양 신청한 상병과의 사이에 의학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고, 당초 상병의 치료종결시 또는 장해급여 지급 당시 상병상태에 비해 그 증상이 악화돼 재요양을 함으로써 치료효과가 기대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는 것으로 족하고, 당초 상병의 치료종결시 또는 장해급여 지급 당시 상병상태에 비해 그 증상이 현저하게 악화돼 적극적인 치료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만 재요양을 인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두8773,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2두1762 판결)고 판결했다.

“치료로 인해 현재 상태보다 현저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도 경미한 호전이라도 기대할 수 있다면, 재요양을 함으로써 의학적 치료효과가 기대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도 판시했다. 수술치료를 요건으로 삼지 않은 것이다.

재요양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바뀌지 않은 이상 시행령에 ‘수술 등 적극적 치료’를 명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 판례 취지는 존중받아야 한다. 수술이 없는 상병도 존재하며, 재요양은 재발된 상병이므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면 최초 요양과 같이 처분해야 마땅하다.

공단과 노동부는 2007년 법 개정 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슬그머니 시행령에 명시하고, 네 가지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대부분의 재요양 신청을 불승인하고 있다. 재요양 대상이 아니라 합병증 예방관리카드를 발급해 지원하는 ‘합병증 예방관리 대상’으로 왜곡된 처분을 하고 있다. 현재 공단의 재요양 불승인 처분은 왜곡된 법 개정과 해석 때문인 만큼 이를 바로잡는 길은 결국 산재보험법 개정뿐이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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