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대부분이 0.1% 수준의 소수 지분을 바탕으로 계열사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대기업집단(그룹) 총수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율이 평균 0.11%에 그쳤다.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규모 상위 40대 대기업집단을 조사해 4일 발표한 결과다.

올해 4월 말 현재 10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상장·비상장 계열사 지분율은 평균 0.11%로 지난해(0.25%)보다 0.14%포인트 낮아졌다. 총수를 포함한 일가족이 보유한 지분율도 1년 새 0.42%포인트 떨어진 0.31%를 기록했다.

40대 그룹으로 범위를 넓히면 총수 지분율은 평균 0.08%, 일가족 지분율은 0.15%로 더 낮아진다. 재벌총수 대부분이 1%에도 못 미치는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를 주무르고 있다는 뜻이다.

10대 그룹 총수와 일가족의 보유 지분이 1년 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계열사의 다른 기업 인수로 전체 발행 주식이 늘어나거나, 기존 계열사 간 합병으로 대주주 보유 지분율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룹별로는 삼성·현대자동차·SK·GS·현대중공업·한화 등 6개 그룹 총수의 계열사 보유 지분율이 1년 전보다 낮아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평균 지분율은 2.24%에서 2.22%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89%에서 1.80%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0.51%에서 0.48%로 떨어졌다. 반면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차명 보유 지분이 실명으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지분율 0.05%에서 올해 0.5%로 크게 높아졌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