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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길
정기훈  |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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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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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잠들어 더는 말 없는 어느 거인의 초상 옆자리 간이침대에 노란 옷 입은 사람이 고된 몸을 잠시 뉘었다. 가슴팍에 내내 밝게 빛나던 스마트폰 화면에 묻고 답하는 사람들의 얼굴과 암호 같아 알아보기 힘든 온갖 문서가 흘렀다. 종종 찡그린 표정 방청객 얼굴도 보였는데, 그들 옷차림이 노란색 한결같았다. 거기 참사의 진상을 심문하던 자리. 국회 어느 너른 장소를 유가족은 바랐지만, 그건 국회의 일이 아니니 안 될 일이란 답변이 딱 부러졌다. 예산은 딱 끊겼다. 지상파 생중계 전파도 뚝 끊겼다. 100여명 규모의 회의장을 겨우 마련했다. 김대중도서관이었다. 주요 증인들은 거기 오지 않았다. 대역을 맡은 조사관이 빈 증인석을 채웠다. 고된 길이었다고 특조위 위원장은 앞서 고백했다.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유가족은 말했다. 방청석 맨 앞자리에서 그는 자꾸만 눈을 비볐다. 단식농성이 이미 길었다. 특별법 개정과 특검 시행, 기약 없는 약속 앞에 사생결단식이 매일 같다. 도서관 곳곳에 김 전 대통령의 궤적을 기록한 낡은 자료가 보였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된 길이었음을 자료는 증언했다. 노란 옷 입은 이는 잠시 누웠어도 청문회를 가슴에 품었다. 그도 잠시, 곧 일어나 참사의 장면을 깨알같이 복기했다. 깨진 조각 맞추느라 거기 다들 눈이 붉었다. 진실찾기 여정이 오늘 더없이 고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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