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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인권위 권고 이행부터김선수 변호사(법무법인 시민)
김선수 변호사(법무법인 시민)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고용유연화 요구에 따라 비정규직이 급증하면서부터다. 기간제 근로는 대법원이 96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종전 입장을 변경해 1년을 초과하는 근로계약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널리 활용되게 됐다. 파견근로는 정부가 IMF의 요구를 받아들여 98년 2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제정함으로써 합법적인 고용형태가 됐다. 2006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이 제정된 후 큰 틀을 유지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비자발적 비정규직이 양산돼 취약계층을 형성하고 인권침해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노동운동 진영과 시민·사회단체는 2000년께 비정규 노동자 기본권 보장과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비정규공대위)를 구성해 비정규 근로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입법안을 청원한 이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000년 비정규공대위 입법안을 만드는 데 참여하기 시작한 뒤 현재까지 같이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이행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인권위는 우리 헌법, 세계인권선언,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국제노동기구(ILO) 헌장, ILO 헌장 부속서인 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선언, ILO의 제100호 동일가치근로에 대한 남녀근로자의 동등보수에 관한 협약, ILO의 제111호 고용 및 직업에 있어 차별대우에 관한 협약 등 국제 인권규범을 근거로 비정규직 관련 권고를 했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인권위가 권고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5년 4월11일 “비정규직 관련 법률안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은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을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허용 △기간제 근로자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용기간을 제한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사유 제한이나 사용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 △파견근로의 불법사용 등 직접고용 사유가 발생한 경우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즉시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한 것으로 간주 △종전 파견근로 기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간이 경과해야만 다시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휴지기간 도입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규정 명문화 등을 권고했다.

2007년 9월17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방안에 대한 의견표명”에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을 조속히 제·개정 △개별적 관계에서 계약의 존속 보호, 보수의 지급 보호, 휴일·휴가의 보장, 성희롱의 예방·구제, 산업안전보건, 모성보호, 균등처우, 노동위원회에 의한 권리구제·분쟁해결 및 근로감독관에 의한 감독 등에 관한 규정을 둘 것 △집단적 관계에서 노동 3권 보장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고용보험법·국민연금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의 직장(사업장) 가입자 규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것 △이른바 '위장 자영인'에게는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노동법적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개념 및 판단기준을 법률에 명시할 것 등을 권고했다.

2009년 5월21일 “기간제법 개정안 및 파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에서는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2009년 9월3일자 “사내하도급근로자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정책 개선 권고”를 통해 △현행 노동관계법상 사용자 정의규정을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근로조건 등의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개정 △상시적 업무의 경우 근로자를 직접고용하도록 하는 원칙을 법률에 명시할 것 △사내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금지 및 차별시정 신청권을 노동관계 법률에 명문화할 것 등을 권고했다.

2015년 5월26일자 “정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 대한 의견”에서는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배려를 불법파견의 징표에서 제외하는 안은 적법도급과 불법파견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반대 △근로자파견이 가능한 업무를 대폭 확대하고 사용기간 규제를 완화하는 안은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파견근로자 증가를 가져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촉진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인권위의 위와 같은 권고들은 인권의 관점에서 이뤄진 최소한의 것이므로 양보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는 명제는 70년 전 필라델피아선언에서 확인된 기본 원칙이다. 고용불안으로 내몰고 차별대우를 조장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사회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한 사회다. 적어도 인권위 권고는 이행하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을까.

김선수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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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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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지기 2016-08-30 10:28:25

    법, 눈이 큰놈은 큰것 먹고, 눈이 작은 사람은 작은 것 먹어라. 그것이 법이다. 비정규직법이 그렇다. 기준도 없고 형평성도 없는 형편없는 법도 법이라 만들어 놓고 80%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법. 눈이 작아도 다 보인다   삭제

    • 꿈동이 2016-08-30 10:10:51

      무기직이란 이름이 노동부에서는 정규직이고 교육부에서는 비정규직이더군요. 저는 어디에 정체감을 둬야 하는지? 무기직 웃기는 제도입다. 60세까지 비정규직으로 임금 적게 주고 합법적으로 써 먹겠다는 뜻.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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