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유관기관노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지부는 성과연봉제 갈등으로 지난 6월 단체협약이 실효됐다. 공단측은 이달 16일 노조전임자 3명에게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다. 류기섭 노동부유관기관노조 위원장과 지부 송춘섭 위원장·이병영 사무처장은 업무복귀를 거부하고 공단 잔디밭에 천막농성장을 차렸다. 지부는 파업에 돌입했다.

25일 현재 열흘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송춘섭(46·사진) 위원장을 <매일노동뉴스>가 만났다. 송 위원장은 “해고연봉제 저지 투쟁은 직원들뿐만 아니라 장애인 고용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성과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두면 누가 티 안 나는 지원 파트 업무를 맡으려 하겠어요. 가시적 성과가 드러나는 업무로 (직원들이) 몰릴 게 뻔합니다. 장애인 고용상담 업무의 경우 취업이 용이할 것 같은 장애인만 서로 상담하려고 하겠죠. 그럼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 고용상담은 누가 합니까.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장애인 고용은 후퇴됩니다.”

그는 “장애인 고용할당제를 통해 장애인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부의 책무”라며 “노동시장에서 성과와 효율성만 따진다면 최약자인 장애인의 권리가 가장 먼저 박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단은 5월30일 이사회를 개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그런데 단협 갱신을 위한 교섭에서 공단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단협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결국 단협을 갱신하지 못했고 6월10일 단협 효력이 상실됐다. 그는 “74.2%의 높은 찬성률로 쟁의행위가 가결된 것은 해고연봉제를 막아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결의가 그만큼 높은 것”이라며 “힘들지만 직원들의 생존권과 근로조건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시원한 사무실을 코앞에 두고 천막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자리를 지키는 이유다. 계속되는 폭염에 온몸에 땀띠도 얻었다.

송 위원장은 정부와 공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사 간 자율성을 부정하고 정부가 나서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내야 할 공단측도 말을 못하고 정부 지침에 무조건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상급단체인 공공연맹의 파업 일정에 맞춰 다음달 29일 하루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그는 “약자의 편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필수 인력을 제외한 조합원들은 모두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며 “해고연봉제 도입이 철회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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