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훈 무소속 의원과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이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하이디스테크놀로지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본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이행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종훈 무소속 의원과 금속노조는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디스 모회사인 대만 이잉크(E-ink)는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외국자본의 기술먹튀 문제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불안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외국 투기자본에게 국내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또 다른 쌍용자동차·하이디스 사건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기술먹튀 근원을 막고 외국 투기자본을 규제해 고용불안 발생 여지를 없애는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목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장은 "지회와 사측, 대만 이잉크사가 고용보장을 위한 교섭을 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사측이 고용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미야 금속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사태가 외교문제로 비화하지 않길 바라지만 교섭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대만 정치권에 문제 해결을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디스는 지난해 이천공장을 폐쇄하면서 노동자 79명을 해고했다. 올해 1월에는 시설관리 노동자 15명을 잘랐다. 경기지방노동위·중앙노동위는 1차 정리해고를 정당하다고 봤다. 다만 중앙노동위는 2차 정리해고 사건에 대해서는 경기지방노동위 결정을 뒤집고 부당해고로 판정했다.

두 사건에서 노동자들을 대리한 정승균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새날)는 "1차와 2차 정리해고가 똑같은 사건인데도 2차 정리해고만 부당해고로 판정한 상황"이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1차 정리해고 역시 부당하다는 것을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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