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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끈 포스코 불법파견 소송 마침표 찍을까
박성국  |  park21@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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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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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은 절반이라고 했다. 양동운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장이 지난 2011년 5월31일 소송을 시작했을 때 주문처럼 외운 기대치였다. 양 지회장 등 15명은 당시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라며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협력업체에서 일한 양 지회장은 지난 89년 삼화산업노조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양 지회장은 삼화산업노조를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로 전환시켰다. 양 지회장과 동료들은 자동차업종에 이어 철강업종 최초로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제철(옛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2011년 7월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광주지법 순천지원을 거쳐 2심 광주고법까지 무려 5년 동안 소송이 진행됐다. 양 지회장 등은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에서 승소했다. 양 지회장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광주고법은 지난 17일 “양씨 등 15명은 포스코와 도급관계가 아니라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며 “포스코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광주고법 판결은 1심인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결을 뒤집는 것이다. 지난 2월 순천지원이 현대제철 불법파견 소송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손을 들어준 판결과 동일하다.

이번 판결은 철강업종에서도 광범위한 불법파견이 이뤄졌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법원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흐름생산 공정인 자동차생산은 독립업무 완성을 목적으로 한 도급과 거리가 멀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정규직 대비 사내하청 비율이 100% 넘는 철강·조선·전자업종은 불법파견 논란을 비껴갈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철강업체 사내하도급 실태를 점검한 고용노동부가 "압연·제강 등 핵심업무는 원청업체가 직접 수행하고, 하청업체는 포장·기계정비 지원업무를 하고 있다"며 적법도급으로 판정했기 때문이다.

순천지원과 광주고법 판결은 철강업체에게 면죄부를 준 노동부와는 정반대였다. 법원은 철강업종 생산공정 뿐만 아니라 기계정비·고철장·에너지·폐수 처리·실험실 같은 간접업무까지 제철소 전 공정을 파견으로 봤다. 포스코·현대제철 사건에서 등장한 크레인 운전의 경우 철강생산에서 부수적인 업무에 해당한다. 사용자측은 크레인 작업은 핵심업무도 아니며 하청업체의 독립적 지시 하에 작업이 이뤄져 왔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광주고법과 순천지원은 협력업체 소속 크레인 작업자도 원청 소속 정규직 노동자라고 인정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지난 2월 현대제철 사건 판결을 보면 현대제철은 원자재 입고에서 출하까지 관리하는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을 통해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업무를 지시했다. 이는 간접업무인 협력업체 소속의 크레인 운전자도 현대제철 소속이라는 근거였다. 광주고법도 포스코 사건에서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법원은 자동차와 철강업종의 경우 생산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를 지시·감독했다는 본질은 동일하다고 봤다. 이 지점에서 법원과 노동부의 시각은 달라진다. 법원은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등 생산시스템을 파견근로를 판단하는 지표로 본 반면 노동부는 정·비정규직 작업 혼재 여부와 하청업체 지휘·감독권 소유 여부를 점검지표로 삼았다. 법원의 판결은 단순 명쾌한 데 반해 노동부의 불법파견 지침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기업들이 불법파견 혐의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 법원 판결과도 어울리지 않은 노동부 불법파견 판단기준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까닭에서다.

양동운 지회장과 동료들의 투쟁과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흐뭇하다. 포스코측이 항고할 예정이라 긴장을 놓칠 수 없지만 적어도 이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번 판결은 투명인간으로 살아온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도 원청 소속 정규직 노동자라는 것을 확인해 줬다. 포스코·현대제철은 무려 5년을 끌어 온 소송의 종지부를 찍어 주길 바란다. 사용자측의 항소는 그저 시간만 끄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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