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을오토텍 관리직 사원이 '파업현장 경찰력 투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아이레이버
갑을오토텍 관리자들이 18일 상경시위에 나섰다. 이날로 42일째 파업농성 중인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들을 공장에서 끌어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노동자들의 적법한 쟁의행위를 무력으로 진압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갑을오토텍 관리자 28명은 이날 오전 버스를 이용해 상경한 뒤 청와대 앞 분수대·경찰청·조선일보 사옥·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경찰청에 파업 중인 조합원 해산을 위한 경찰력 투입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했다.

이들은 미리 만들어 온 피켓을 통해 “갑을오토텍 7천만원 귀족노조 불법파업, 공권력 투입만이 모두가 살길입니다”라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그동안 갑을오토텍 노동자 연봉이 9천5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파업을 ‘배부른 투쟁’이라고 비하해 왔는데, 이날은 ‘7천만원 귀족노조’라는 새로운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은 또 “갑을오토텍노조 불법파업·불법점거·폭언·폭행에 회사는 죽어 가고 있습니다”“국민과 헌법을 기만하는 민주노총 연대파업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불법파업 이제 그만! 700명 직원과 가족이 모두 죽어 갑니다”라고 주장하며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몰았다.

지회가 불법파업을 벌이고 있다는 회사의 주장은 사실일까.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는 지난해 임금협상, 올해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노동위원회 쟁의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회가 쟁의행위에 나서자 회사는 비조합원인 관리직을 심야작업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공장을 돌렸다. 생산에 투입된 관리직 중에는 지회의 파업이 시작한 뒤 채용된 불법대체인력도 포함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회는 지난달 8일 관리직의 현장투입을 막으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26일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경찰력 투입을 요구해 왔다. 무력을 통한 진압으로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몰아내겠다는 의도다. 경영계도 갑을오토텍 회사측 편들기에 나섰다. 한국경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노조의 불법행위를 42일 넘게 방치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방치로 갑을오토텍과 협력사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노동개혁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의 최대 국정목표는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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