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업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금속노조가 올해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현대자동차그룹사 공동교섭이 부진에 빠지면서 교섭 전반의 집중성이 떨어진 모양새다.

15일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 금속산업 노사 교섭의 두 축은 산별중앙교섭과 현대차그룹사 공동교섭이다. 노조는 중앙교섭의 사회적 위상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올해 처음 그룹사교섭을 추진했다.

두 교섭에 노조가 내놓은 요구안은 대동소이하다. 노조는 중앙교섭에서 △노동시간단축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신규채용자 50% 이상을 만 29세 청년으로 채용 △결원 발생시 정규직으로 충원 △상시업무 사내하청 노동자 올해 내 모두 정규직화 △정규직-비정규직 임금·수당·휴일·휴가·복지제도 동일 적용 등을 요구했다.

그룹사교섭에서는 △통상임금 정상화와 노동시간단축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 주식배당금 20% 사회연대기금 출연으로 청년일자리 창출·비정규직 처우개선 △자동차·철강·철도산업 발전 미래전략위원회 구성 △원·하청 상생 위해 납품단가 결정시 원가와 물가연동제 적용을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당초 노조는 “그룹사교섭을 성사시킨 뒤, 그룹사교섭 참가 사용자를 중앙교섭에 참석시키겠다”며 우회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그룹사교섭 추진 목표가 산별교섭 강화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두 교섭 사이에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으면서 협상에도 힘이 실리지 않는 실정이다. 중앙교섭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사회적 울림 없이 결렬됐고, 그룹사교섭은 사용자측 불참으로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기아차 등 노조 내 주요 사업장 단위교섭은 임금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노조 내 주요 조직들은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 포함 △임금피크제 확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앙 단위 교섭과 사업장 단위 교섭이 조응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금속노조는 지난달 22일에 이어 이달 17일 2차 총파업에 나선다. 임단협 타결과 노조탄압 사업장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전체 사업장에서 주야 4시간 이상 파업이 진행된다. 그룹사교섭 성사와 재벌개혁을 촉구하는 파업도 예정돼 있다. 현대차 계열사 지부·지회는 지난 12일 1차 파업에 이어 오는 19일 2차 파업에 나선다. 해당 사업장 대부분은 주야 4시간 이상, 3교대 사업장은 24시간 전면파업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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